[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청정에너지는 자원이 무한정하지만 화력이나 원자력에 비해 생산원가가 높다는 이유로 기피돼 왔다. 하지만 현재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는 게임의 룰이 변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재생에너지 비율이 30%를 넘는 독일에서 재생에너지 생산원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독일에서는 화력발전 설비의 가동률이 하락하고 화력발전 비중이 높은 전력회사의 도태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독일 겔젠키르헨에 있는 2300㎿ 규모의 유럽 최대 화력발전소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생에너지의 생산원가가 이미 화력발전소의 생산원가보다 낮아져 화력발전소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
'World Energy Outlook 2015' 보고서 역시 2040년이면 재생에너지 발전 점유율이 28%로, 전세계 발전원별 비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에너지 시장의 구조 변화로 재생에너지를 주 전력원으로 활용하는 지능화된 차세대 전력망이 구축되면서 VPP(Vitual Power Plant) 등 다양한 신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석유에 주력했던 산유국이나 석유 메이저도 시대의 변화에 순응해 재생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재생에너지의 확대와 에너지 절약 기술 및 시스템의 발전은 에너지 비용절감을 통해 기업별 제조 경쟁력, 더 나아가 국가의 제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완벽한 스마트시티로 인정받는 아부다비의 마스다르 도시에서는 재생에너지만으로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고, 남은 에너지는 인접도시에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남북통일이 되는 시점을 가정해본다면, 가장 경제적으로 북한을 동화시키기 위해서는 분산형 전원개발과 더불어 스마트시티 개념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에너지 신산업의 발전은 분명 남북 통일시 통일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에너지 신산업의 발전과 확대는 건설 분야의 발전과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에너지 신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한 기업의 정확한 판단과 함께 정부의 주도면밀한 정책 수립과 일관된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토목학회 관계자는 "정부가 무엇보다 실리를 갖춘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R&D 투자 규모가 기술의 발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글로벌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분야별로 실현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 투자해야 정부가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업체 역시 스마트시티는 물론 청정에너지 부문에서 리더십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연구와 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며 "모든 에너지 신산업에서 건설 분야 지식은 기본적으로 적용돼야 하고, 더욱이 에너지 신산업은 토목 구조물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건설의 영역을 넓히고 토목이라는 울타리와 배타적인 문화를 뛰어넘어, 건설인은 융합산업의 선도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청정에너지는 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으로 여러 형태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건설의 비전을 위해 청정에너지 기술개발과 실행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