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쇼크가 대한민국을 흔들며 국민들이 전례없는 상실감에 빠졌다. 그 중에서도 투자자들은 갑작스런 악재에 큰 피해를 보고 있다. 국내 증시가 최순실 게이트의 직격탄을 맞아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에서는 대선을 코앞에 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며 불난 국내 증시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이번 대선이 이변 없이 클린턴 후보의 승리로 끝이 날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었지만, 또다시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로 인해 국내 증시 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클린턴 후보가 찜찜하게 이메일 스캔들을 정리하면서 결국 중요 순간에 거대한 후폭풍이 밀려왔고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도 엄청난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
실제로 미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공포지수'로도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한 때 19.43까지 치솟았다. 이는 투자자들의 혼란을 그대로 반영한다.
물론 일부 국내 전문가들은 현재 이러한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코스피 하락이 매수 기회라며 과매도 종목 중심으로 매수에 들어갈 것을 권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은 선거가 끝나고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라고 전한다.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그리 높지 않으며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실제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단기적 충격은 크겠지만 장기적으로 증시는 충격을 이겨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로써는 비관론자들의 의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는 그 끝이 어딘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어떤 방법으로 또 다시 투자자들에게 고통을 줄 지 알 수 없다. 아울러 미 대선 역시 제2의 브렉시트 사태처럼 깜짝 결과가 나올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순실 게이트 등 갑작스러운 악재들이 투자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는 지금, 정치적 요인들이 증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정치적 리더의 잘못된 판단은 단순히 사과로 끝이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고통과 눈물을 수반한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다.
우성문 증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