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류 '경쟁 과열'…아웃도어 따라가나

"시장 성장률 대비 신규진입 과도"

입력 : 2016-11-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패션업계가 이번에는 스포츠웨어에 꽂혔다. 패션 시장의 장기침체 속에서 스포츠웨어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너나할 것 없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스포츠웨어 경쟁이 과열되면 브랜드 난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웃도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은 매년 20%의 고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 4조8000억원인 시장 규모는 2018년 7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스포츠웨어 시장은 지난해부터 여러 브랜드들이 여성용 피트니스 라인, 일상복과의 경계를 허문 애슬레저 라인 등을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성장세를 보여왔다. 여기에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스포츠 문화가 팀 중심에서 러닝이나 피트니스 같은 개인스포츠로 넘어가고 있고, 과거와 달리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른 옷을 찾는 스포츠 인구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 등이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하게 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스포츠웨어 시장은 미국, 유럽 등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선진국으로 불리는 대다수 국가들에서 이미 성장가능성이 입증된 시장"이라며 "최근 국내에서도 운동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자 하면서도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소비층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커짐에 따라 기존 정통 스포츠웨어 브랜드 위주였던 시장에 아웃도어 업체와 패션 대기업들이 새롭게 참여하며 3파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 중에서는 최근 LF(093050)가 내년 초 캐주얼 스포츠웨어 브랜드 '질스튜어트스포츠'를 론칭해 5년 안에 매출 1000억원대의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한발 앞서 지난 9월 미국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스타터'를 들여왔다. 당초 온라인 위주의 판매를 계획했던 브랜드지만 이달 초 신세계백화점에 단독 매장으로 내며 오프라인 채널을 강화했다. 
 
아웃도어 쪽에서는 K2 코리아가 독일의 스키부츠 전문업체 '다이나핏'을 들여오며 러닝과 피트니스 등 스포츠의류 중심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블랙야크도 지난해까지 전체의 70%에 달했던 등산라인을 30%로 줄이는 대신 스포츠웨어 라인을 40%로 확장했다. 이 밖에도 여러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애슬레저 라인을 신규 론칭하며 스포츠웨어 쪽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정통 스포츠웨어 업계도 방어에 나섰다. 휠라코리아(081660)는 지난해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액세서리 부문을 축소하고 본연의 영역인 스포츠에 집중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전문 선수를 위한 애슬래틱스 라인을 일반 소비자로까지 확대했는데 일부 상품이 한달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내년에는 미국 스포츠웨어의 신흥강자 언더아머도 한국 시장에 직진출한다. 
 
신규브랜드 진입이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시장 크기에 비해 과도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웨어 시장이 상승세인 것은 맞지만 시장 성장 폭에 비해 신규 진입하는 업체가 과도한 상황"이라며 "내년 초 경쟁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과거의 아웃도어 브랜드 론칭 붐이 이제는 스포츠웨어 시장으로 옮겨갔다"며 "과도한 경쟁으로 레드오션에 빠지면 아웃도어가 몰락하는 길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10년 3조3500억원 수준에서 2014년 7조4000억원으로 4년 사이 두배 이상 커졌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6조8000억원 규모로 쪼그라 들었고,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은 아웃도어 사업에서 손을 뗐다. 업계에서는 2~3년 내에 아웃도어 브랜드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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