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8일(현지시간) 진행된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데 대해 국내 정치권은 환영 속에서도 향후 한미관계에 미칠 영향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누리당 김성원 대변인은 9일 트럼프 후보 당선소식이 알려진 직후 발표한 논평에서 “당선을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축하하고 환영한다”며 “오랜 혈맹인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굳건한 신뢰를 토대로 성숙되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부에 대해서는 “튼튼한 한미동맹 관계를 기반으로 한반도·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는 등 경제·안보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빈틈없는 대응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은 기성정치에 대한 실망과 변화에 대한 열망이 이뤄낸 대이변”이라며 “기성 정치권이 과거에 매몰되거나 현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준엄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트럼프 후보는 미국의 고립주의를 표방해왔기 때문에 세계 경제와 안보 환경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사전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대북정책과 안보문제 등에서 국익을 지켜내는 현명함이 절실하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경제 분야에서 통상마찰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외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향후 미국 내 통상정책 변화에 유의해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민주당은 트럼프 후보 당선 직후 국회에서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이해찬 외교안보자문위원장, 심재권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외교안보현안 회의를 개최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국회에서 당 내 '미국 대선결과에 따른 대응방안' 간담회에서 “한미 양국의 동맹은 견고하다”며 “지도자가 바뀌었다고 해서 동맹관계를 해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기에 국민들이 안심해도 좋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우리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오히려 우리 외교가 미국의 간섭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외교선을 다변화해 경제·안보를 위해 오히려 중국과의 외교도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놨다.
다만 박 위원장은 국내 정치상황과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점 등을 지적하며 ”(국민들이)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하면 국회 내에서라도 전문가 그룹으로 대책위를 구성해 미국 의회와 새 정부의 적극적인 대화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일(현지시간) 진행된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45대 대통령에 당선된 가운데 9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서점에 트럼프 관련서적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