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보호무역 주의를 강조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기아자동차는 멕시코공장 관세의 악영향을 받게 생긴 반면 상대적으로 대미 수출 비중이 낮은 현대자동차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대선 공약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른 무관세를 철폐하고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35%의 징벌적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략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기아차(000270)는 지난 5월부터 북미·중남미 공략 생산기지인 멕시코 공장의 생산을 본격화한 바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기아차는 피해를 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미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현대자동차는 피해가 덜 할 것으로 보인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공약이 실현되면 미국 현지 생산비중이 높은
현대차(005380)는 오히려 상대적인 수혜를 보고 멕시코에 진출한 기아차는 멕시코 생산비중이 높은 미국 업체들과 함께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동차업계 관련 주요 공약으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으로 관세 2.5% 재부과 ▲미국 내 법인세 20% 감면 ▲멕시코 수출차량 관세 35% 부과 등을 내걸었다.
북미로 수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현대차가 8%, 기아차가 18%를 차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기아차의 대미 수출 비중이 현대차보다 높다. 게다가 기아차는 지난 5월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멕시코 공장 생산량의 60%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어 관세가 상승하게 되면 이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아차 멕시코 공장에서는 'K3' 10만대의 차가 생산되고 있으며 향후 40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미국은 그동안 현재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라 멕시코에서 수입한 완성차에는 관세를 물리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가 '멕시코 수출차량 관세 35% 부과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공약이 현실화되면 기아차의 글로벌 생산·판매 전략 재수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지난 2014년 10월 멕시코 누에보레온주에 공장을 착공해 지난 5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현지 판매 및 기타 수출용으로 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되면 멕시코산 기아차 모델의 미국시장 가격경쟁력은 떨어진다.
더욱이 기아차는 미국에서 조지아 공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62만6000대 중 조지아에서 생산한 물량은 26만대(46%)에 불과하다. 현대차의 미국 공장 의존도(75%)보다 매우 낮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9월 완공된 기아차 멕시코 공장의 경우 북미 수출용뿐만 아니라 남미 진출 가능성 등도 염두해 준공된 것”이라며 “아직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9월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 건설된 기아자동차 멕시코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내빈들이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사진/기아차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