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 부진 '관시'로 돌파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직접 나서 '관시경영' 강화

입력 : 2016-11-15 오전 6:00:00
지난달 중국 자동차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전년동기대비 20% 판매량이 증가한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시장 점유율도 두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정의선 현대차(005380) 부회장이 직접 나서 중국 차세대 유력 대권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는 3인방을 만나며 ‘관시경영’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중국시장에서 9만6251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줄어든 것으로 전달과 비교해도 약 9% 감소했다. 점유율도 전년대비 1.1%포인트 떨어진 4.4%에 머물렀다. 기아차의 경우 판매량은 전년대비 2.9% 늘었지만 중국 내 완성차업체 중에서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10월 중국내 자동차판매량은 구매세 인하정책의 효과와 자동차 금융의 성장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한 총 222만3000대를 기록했다. 상용차를 제외한 전 차종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며 특히 SUV판매량이 전년대비 41.4%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현지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그룹 지리(Geely)의 경우 보위에(Boyue)와 H6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끌면서 전년동기대비 109.9% 성장한 8만2000대를 기록했다. 장성자동차(Great Wall)와 북경기차그룹(BAIC), 광저우자동차(GAC) 등도 각각  34.4%, 45.0% , 52.0%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며 증가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차만이 완성차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량이 줄었다. 엘란트라는 다소 선전했지만 베르나·쏘나타·싼타페의 판매량이 줄었다. 기아차도 K3·K5·KX3 등은 양호한 반면 포르테 등은 부진했다.
 
이에 정 부회장이 중국 출장길에 올라 중국정계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고 있는 3인방을 직접 만나며 '관시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에는 '친구를 만든 다음에 사업을 하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로 특유의 인맥 문화인 '관시'가 사업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 부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중국 유력 대권 후보 3인방을 모두 만남에 따라 향후 현대차그룹의 중국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7일 정 부회장은 중국 첫 출장지인 충칭시로 이동, 쑨정차이 서기를 만나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건설이 한창인 현대차 중국 충칭공장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 8일에는 구이저우성 천민얼 서기가 만나 현대차 중국 빅데이터 센터 구축과 관련한 전략 합의서를 체결했다.
 
또한 9일에는 광둥성 후춘화 서기와 만나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는 광둥성에 스마트시티를 구축하는 등 광둥성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시스코 척 로빈스 CEO가 함께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현대차는 올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 1~10월 누적 판매량도 전년대비 증가한 상태"라며 "지난달 중국에 제 4공장을 설립한 만큼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척 로빈스 시스코 CEO, 제임스 피터스 시스코 수석부사장, 황승호 현대자동차 차량지능화사업부 부사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 8일(현지시각)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내 한 호텔에서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 협의서(MOU)’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현대차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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