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적어도 16일까지 박근혜 대통령을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조사 장소는 부차적인 문제이고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14일 "적어도 16일까지 박 대통령을 조사한다는 게 저희 입장이다. 그 뒤로 일정이 잡히면 앞으로 수사에 지장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늦어도 이날까지 해야 한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여전히 청와대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 조사 방법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청와대와 조율하고 있지만, 물리적으로 서면 조사는 오가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한 번에 대면 조사하는 게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대면 조사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조사 장소에 대해서는 "시기가 제일 중요하다. 장소는 부차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조사해야 공소 제기할 때 정확한 내용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일단 참고인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지만 혐의가 드러날 경우 피의자 신분으로 뒤바뀔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아직 조사도 안 했는데 조사 이후 상황을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조 전 수석은 이미경
CJ(001040) 부회장의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전 수석이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이 부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말하는 녹취록이 언론에 공개돼 논란을 낳았다. 검찰은 조만간 조 전 수석을 불러 CJ에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검찰은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은 정호성(구속) 전 제1부속비서관과 함께 청와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인물들이다. 안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연설문과 국가 기밀이 담긴 문서들을 최순실씨에게 미리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고 이 전 비서관은 최씨의 청와대 출입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검찰에 출석한 자리에서 혐의를 인정하는지를 비롯해 최씨를 언제부터 알게 됐는지 등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에서 말하겠다"는 말만 남긴 채 조사실로 들어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의 긴급체포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빨간불이 들어온 신호등 뒤로 보이는 청와대.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