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호흡기질환이 많아지는 가을이 돌아왔다. 환절기에는 낮과 밤의 기온이 10℃ 가까이 벌어지면서 큰 일교차를 보이는데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폐렴, 감기 등의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 특히 폐렴은 지나가는 감기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입원은 물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폐렴은 신체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합병증까지 쉽게 발생할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폐렴의 증상과 예방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보통 환절기에는 감기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폐렴 또한 환절기에 주의해야 할 호흡기질환 중 하나다. 환절기 감기에 걸려 면역력이 약해질 경우 폐렴구균에 노출되기 쉬워져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 위험이 커진다. 2009년부터 2013년의 월별 폐렴 평균 진료인원을 분석한 결과 폐렴 환자는 7월 12만7000명으로 가장 낮았다가 환절기와 함께 증가하기 시작해 10월에는 21만4000명 이상의 폐렴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은 기침, 가래, 열 같은 일반적인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감기로 오인할 경우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병이 악화될 수 있다. 노인의 경우 20~30%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뒤늦게 폐렴을 진단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 폐렴 증상에 대해 숙지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015년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폐렴은 국내 입원원인 1위에 해당하는 질환이다. 2015년 한 해 동안에만 무려 28만 3774명이 입원했다. 2015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폐렴은 국내 사망원인 4위의 질환으로, 불과 10년만에 사망원인 10위에서 4위로 뛰어오르는 등 10대 사망원인 중 가장 빠른 상승세를 보이는 심각한 질환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성인들이 폐렴을 과거의 질병으로 생각해 그 위험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폐렴에 걸리면 폐에 염증이 나타나며 가래가 늘면서 이를 배출하기 위한 기침과 염증으로 인한 출혈로 객혈이 나올 수 있다. 또 흉막이 자극돼 흉통과 함께 호흡곤란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 폐렴은 감기 증상 외에도 구토나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 두통, 피로감, 근육통 등의 전신에 걸친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고령자의 경우 식욕감퇴, 활동감소 등의 변화를 보인다. 환절기 지나가는 감기로 생각했지만 갑자기 높은 열이 발생하고 호흡곤란, 무기력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폐렴 여부를 진단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고령의 나이에도 왕성한 정치활동을 이어왔던 힐러리 클린턴이 폐렴으로 미국 대선 유세 일정을 전면 취소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중장년층에서 폐렴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보유했을 경우 건강한 성인에 비해 폐렴에 취약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2015년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중 98%는 50세 이상 성인에서 발생했으며,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성인에 비해 폐렴을 비롯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 감염될 위험이 최대 3.1배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과로하지 않으며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폐렴균을 100% 방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감염빈도나 감염시 심각한 증세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예방접종을 받았다고 해서 예방을 소홀히 해서는 안되며 지속적인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폐렴은 폐렴구균 예방백신을 통해 일부 예방할 수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65세 이상 고령자와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천식 등 폐 관련 기저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위험군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13가 단백접합백신 혹은 23가 다당질백신을 접종하고,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는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을 모두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18세이상 만성질환자는 13가 단백접합백신이 권고되며, 면역저하자는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우선 접종하고 8주 후에 23가 다당질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이미 23가 다당질백신을 맞았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접종 간격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재열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렴의 초기증상을 환절기 감기로 가볍게 여기다가는 중증폐렴으로 진행될 수가 있다. 따라서 환절기에 기침, 가래, 발열 등의 호흡기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폐렴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폐렴은 증상이 비슷해 환절기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기침과 가래 등 호흡기 질환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