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개명 최서원·구속)씨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최씨를 도운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제2차관을 16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김 전 차관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차관은 지난 2013년 문체부 제2차관으로 임명된 뒤 '체육 대통령'으로 불리며 최씨와 차은택(구속)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각종 체육계 이권 개입을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와 차씨가 진행한 각종 체육계 사업을 위해 기업에 압력을 행사하고 문체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게 골자다.
이외에도 김 전 차관은 최씨에게 체육계 현안을 보고하고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발표 전 문체부 장관직에 대해 개인적인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또 K스포츠재단 설립에 개입하고 운영을 지원한 정황도 있다. 이밖에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국가 대표 선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만든 한국동계스포츠센터를 도운 정황도 포착됐다. 장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스포츠 매니지먼트업체 더스포츠엠은 설립 후 3개월 만에 K스포츠재단이 주최하고 문체부가 후원한 국제행사 진행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던 김 전 차관은 수많은 의혹이 터져 나오자 결국 지난달 30일 사표를 제출하고 차관직에서 물러났다. 이날 9시 38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김 전 차관은 최씨와 어떤 관계냐는 질문에 "모든 것은 검찰 조사에서 대답하겠다"라고 짧게 말했다.
이어 장씨를 위해
제일기획(030000)에 압력을 넣었느냐를 비롯해 최씨 게이트를 보면서 느끼는 점, 보도된 것 중 억울한 부분이 있느냐 등 빗발치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두 "검찰 조사에서 말하겠다"라고만 언급하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을 상대로 현재 불거진 여러 의혹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는 데 힘을 쏟을 방침이다. 김 전 차관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이날 밤이나 17일 긴급체포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15일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장씨를 돕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기획을 압수수색해 김재열 사장 집무실과 사무실 등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서류 등을 압수했다. 지난 주말과 15일에는 각각 차 단장의 최측근인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잇달아 소환해 최씨와 차씨를 둘러싼 문화체육계 비리를 조사하는 데 힘을 쏟았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16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