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강남권 재건축, 사업 추진 '안갯속'

이달에만 강남 재건축 4곳 보류…불확실성 커질까 우려

입력 : 2016-11-23 오후 4:41:43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이 곳곳에서 암초를 만났다. 내년 말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 종료를 앞두고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서울시로부터 잇달아 승인이 보류되면서 사업 추진은 물론 계획조차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
 
23일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시의 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재건축 계획안에 대한 심의 보류가 결정된 강남 재건축 단지는 송파구 잠실아파트지구 진주아파트를 비롯해, 서초구 반포동 반포아파트지구 1·2·4지구, 강남구 일원동 개포한신, 송파구 잠실동 잠실우성4차 아파트 등 총 4건이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이 곳곳에서 암초를 만났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강남권 일대의 모습, 사진/뉴시스
 
1980년에 지어진 1507가구 규모의 진주아파트 단지는 2950가구(소형 임대 322가구 포함)로 새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위원회는 진주아파트 재건축 단지가 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공원 면적을 제대로 충족하지 못해 보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반포아파트지구 1·2·4지구 재건축은 단지 규모에 비해 교통·기반시설 계획이 미진하다는 이유로 심의가 보류됐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 보류 결정이다.
 
여기에 강남구 압구정지구 재건축은 층수 제한에 발목이 잡혔다. 앞서 서울시가 지난달 압구정 아파트지구 24개 단지의 재건축을 6개 구역으로 통합하고, 최고 층수를 35층 이하로 하는 재건축 계획안을 확정하면서 최고 층수 50층 이상을 원하는 주민들과 여전히 대립 중인 상황이다.
 
특히 압구정 재건축의 경우 층수 제한뿐만 아니라 통합개발로 묶이면서 업계 역시 쉽사리 사업 참여에 나서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한 대형사 재건축사업개발 관계자는 "개별 단지가 아닌 통합개발로 묶어서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아무래도 수익성을 다시 따져 봐야할 것 같다"며 "주민 갈등으로 실질적인 사업추진이 진행 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도 문제지만, 향후 사업에 뛰어들 시공사를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강남권 재건축 매매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에 새로운 재건축 사업추진마저 제동이 걸리면서 시장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압구정동의 M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계획이 다시 수정된다고 하더라고 계획이 결정될 때까지의 사업 지연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사업 차질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비용 부담에 그 사이 사업성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높아져 상황이 좋지 않아질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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