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대상'에서 '경쟁자'로…배터리·정유 등 중국 위협 현실화

전기차배터리 규제 추가 · 석유제품 생산 늘어나

입력 : 2016-11-28 오전 6:00:00
정유·석유화학 및 전기차 배터리산업 등에서 중국의 몸집이 갈수록 커지면서 국내 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은 이제 각종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고 '경쟁자'의 지위로 탈바꿈하며 국내 업체들의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산업은 중국에 투자를 해놓고도 중국 정부의 규제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자동차 배터리업계 모범규준 개정안을 발표하고,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 생산기업의 연간 생산능력을 종전 2억와트시(Wh)에서 80억Wh로 무려 40배 높였다.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가 있는 LG화학(051910)·삼성SDI(006400)의 중국 생산규모는 이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더 많은 추가 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두 회사는 지난 6월 제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업체에서 탈락한 이후, 중국정부가 요구한 조건을 갖춰 재신청한 5차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중국정부의 추가 개정안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국외 기업의 성장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은 비야디(BYD) 등 중국 기업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 아니라 자동차 배터리 기업이 2년간 중대한 안전사고가 없어야 한다는 기준도 추가했다.
  
정유업계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올해 초부터 소규모 정제시설인 티팟 설비에 대한 원유 직도입을 본격화하고, 가동률이 50%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중국의 석유제품의 생산 및 수출이 점점 늘고 있다. 이는 올 3분기에 국내 정유업계 정제마진 하락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중국에 수출되는 국내 석유제품 물량은 2011년 9191만배럴에서 지난해 7233만배럴로 5년 사이에 21.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휘발유는 내수로 흡수되고 경유는 역내에 수출 물량으로 나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수출 전략에 이런 상황을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마진이 개선되어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에 큰 이익을 안겨준 파라자일렌(PX) 산업도 중국의 증설로 공급 과잉 우려가 솔솔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롱셍그룹은 오는 2020년까지 연산 1000만톤 규모의 PX 설비 증설에 나선다. 중국이 증설을 통해 PX 자급률을 올리게되면, 국내 업계의 수출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톈진시의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사용자들이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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