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가시밭길…최신원 회장, 계열분리도 '발목'

SK네트웍스 회장 취임 후 30만주 이상 자사주 매입

입력 : 2016-11-30 오전 6:00:00
SK네트웍스(001740)의 면세점 사업권 재취득이 가시밭길이다.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기업 조사과정에서 ‘면세점 특허’에 로비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24일 서울 서린동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SK가 면세점 사업 추가 선정을 대가로 최순실과 연관된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일각에선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 탓에 다음달 예정된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선정이 전면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또 입찰이 진행된다고 해도 관련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은 SK와 롯데등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는 관측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면세점 사업권 재취득에 큰 공을 들여온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 4월 SK네트웍스 회장에 취임한 최 회장은 경영 복귀와 함께 사업부문을 재편하면서 재도약을 공언했다. 첫 단추가 29일 사명을 바꾼 SK매직(옛 동양매직) 인수와 서울 면세점 사업권 취득이다. 
 
최 회장은 가전기기 렌탈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의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생활가전 제품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하나는 워커힐 면세점 사업권 재탈환이다. 특히 ‘복합형리조트형 면세점’이라는 콘셉트를 수립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장기 플랜도 마련한 상태다. 
 
최 회장이 면세점을 되찾아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면세점 사업권 취득이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일각에서 최 회장이 면세점과 동양매직 인수를 통해 강력한 경영 리더십을 발휘하는 동시에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계열분리에 나서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취임 후 자사주만 30만주 넘게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네트웍스 주식은 147만5222주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11만5000주, 6월 3만주, 10월 5만7772주, 11월 11만주 등 총 11차례에 걸쳐 SK네트웍스 주식을 사들였다. 
 
표면적으로 최 회장의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얘기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SK네트웍스 계열분리를 위한 포석이라는 쪽이 더 힘을 얻고 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지난 4월 서울 명동 본사로 출근해 직원들과 상견례를 했다. 사진/SK네트웍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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