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기업 89개사..전년비 2.5배 늘어

경기침체+거래소 퇴출심사 강화

입력 : 2009-12-14 오후 3:49:18
[뉴스토마토 서혜승기자] 경기침체와 한국거래소의 퇴출 심사강화로 올 들어 상장폐지된 종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증시에서 사라진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1개사, 코스닥시장에서 68개사로 총 89개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한해동안 상장폐지된 35개사  대비 2.5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지난 10일 상장폐지가 결정돼 오는 23일 상장폐지 예정인 케너텍(062730)은 14일 정리매매에 들어가면서 90%이상 급락했다.
 
상장폐지 급증의 배경은 크게 두가지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어져온 경기침체와 한국거래소의 퇴출 요건 대폭 강화로 한계 기업들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는 것.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올 1분기와 2분기가 지난해 말 보다 더 안좋았으며 폐업수는 경기 후행적 특성을 지니므로 지난 해 대비  상장폐지사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이 지난 3월 초 1570원대까지 급등한데다 실물경기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상장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은 7조8360억원으로 56.76% 감소했고 순이익은 2조5691억원으로 81.45%나 급감했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강화 역시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상장폐지 급증엔 여러가지 배경이 있을 수 있겠지만 거래소의 상장폐지 심사 강화 추세가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올 초까지 경기가 안좋았던 상황에 심사까지 강화되면서 특히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중소기업의 타격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 공시총괄팀 관계자는 "지난해 경제상황 악화가 한계 기업 퇴출에 일차적인 영향을 줬으며 이와 함께 올 초 도입된 상장폐지 심사의 형식적·실질적 요건이 상장폐지 종목 급증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상장폐지된 89개 종목 가운데 66개사가 형식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상장폐지된 더존디지탈은  '자본금의 50/100 이상 잠식 2년 계속'을 이유로, 지난 달 3일 상장폐지된 소예는 '최근 사업연도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사유로 증권시장에서 사라졌다.
 
지난 달 25일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된 모빌탑은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또는 기타 코스닥시장의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폐지가 필요하다고 인정됐으며 프로비타와 굿이엠지는 '주된 영업의 정지에 의한 상장폐지기준 해당'을 이유로 지난달 초 상장폐지 됐다.
 
이달부터 자본잠식 상태의 코스닥기업 상장폐지 규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정돼 있어 한계 기업의 퇴출은 늘어날 전망이다. 
 
거래소는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는 코스닥기업이 정기 보고서 제출 기한까지 퇴출 요건을 해소한 경우에도 종합적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뉴스토마토 서혜승 기자 haro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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