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멘텀이 ‘리스크’로…화장품주 ‘우울’

“섹터 전반의 이익 가시성이 당분간 낮아질 것”

입력 : 2016-12-04 오후 12:35:03
[뉴스토마토 유현석기자] 화장품주들의 주가가 연중 최저점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해외 화장품 수출이 둔화된데다 모멘텀으로 부각됐던 중국이 이제는 오히려 리스크로 작용하면서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지난 2일 30만7500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가로 떨어졌다. LG생활건강(051900)도 80만2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장중에 기록한 119만9000원 대비 33.11% 하락이다. 토니모리(214420)도 지난 8월4일 3만7996원에서 2일 2만1700원으로 빠졌다. 잇츠스킨(226320)도 지난 5월 장중 10만35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2일 4만2700원을 기록하며 주가가 반토막 났다. 최근 상장한 클리오(237880)도 공모가 4만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주들은 지난해 고공성장을 펼쳐왔다. 한류로 인해 한국 화장품이 인기를 끌자 국내로 들어온 중국 관광객들이 면세점과 같은 곳에서 한국 화장품을 쓸어 담았다. 이로 인해 화장품 관련 기업들도 높은 실적 상승세와 함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중국이 따이공(보따리상) 규제를 비롯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에 대한 보복 조치 등의 이슈로 인해 주가도 부진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즉 중국 모멘텀이 이제는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강수민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라는 시장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안정적인 시장은 아닌 것 같다”며 “중국 이슈로 화장품주가 피해를 본 것은 올해만 벌써 4번째“라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감소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91만명을 기록한 중국인 입국자는 8월 87만명, 9월 72만명, 10월 68만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강수민 연구원은 “지난 7월 이후 입국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중국인 입국자수의 감소가 면세점 매출 및 화장품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중국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만큼 화장품에 대한 기대감은 낮춰야 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중국에 생산공장 등을 보유하고 있는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은 영향이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 효과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으로의 브랜드 확산에 기대어 급성장해 온 화장품 산업은 당분간은 섹터 전반의 이익 가시성이 낮아지고 주가 변동성은 높아지는 시기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강 연구원도 “중국에 대한 너무 높은 의존도는 국가간 이슈 발생시마다 화장품 주가를 크게 흔들고 실적 안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존재한다”며 “다만 중국에 생산기지를 보유한 ODM업체는 이러한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주들의 주가가 중국발 이슈로 인해 연중 최저점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화장품 매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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