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세일 매출, 촛농처럼 '뚝뚝'

방문객 5~8% 감소…3년11개월만에 역신장

입력 : 2016-12-05 오후 3:10:46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가 주말마다 이어지면서 백화점의 겨울이 유난히 추워졌다. 대통령의 버티기에 성난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 등으로 모이면서 고객들이 백화점을 찾지 않는데다 주말들어 기온이 오르면서 패딩 등 아우터 판매도 주춤해졌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백화점 겨울세일 매출은 3년여만에 역신장을 기록할 정도로 저조한 성적표를 보였다.
 
롯데백화점의 겨울 정기세일 기간동안(11월17일~12월4일) 매출신장률은 지난해 겨울세일 당시보다 0.7% 감소해 올해 정기 세일 중 가장 저조했다. 특히 세일 2주차 주말(11월25~27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하는 등 올 겨울세일 실적은 2013년 1월 신년세일 이후 3년11개월만에 역신장했다.
 
현대백화점(069960)도 마이너스 성적표다. 현대백화점의 올 겨울세일 매출은 지난해 겨울세일(11월19일~12월4일)보다 1.2% 낮았다.
 
이 같은 저조한 매출은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일기간동안 방문객 수가 점포별로 5~8% 감소했다"며 "보통 11월 매출은 1년 중 가장 저조한 편이지만 12월들어 연말 쇼핑수요 등의 영향으로 반등하곤 하는데 이달 첫주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역신장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대통령 퇴진운동이 6주째 이어짐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하야를 거부하면서 국민들이 주말 쇼핑 대신 촛불집회 참석을 선택함에 따라 백화점은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과 인접한 주요 백화점들의 본점은 교통통제 등이 겹치면서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여기에 줄곧 쌀쌀했던 날씨가 주말들어 포근해지면서 패딩 등 아우터 판매 또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신세계(004170)백화점 등 백화점 3사는 지난 주말 세일 마지막주를 맞아 대대적인 패딩 할인행사를 열었지만 뜨거워진 촛불과 포근해진 날씨에 고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지방에서도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울상이다. 이달 중순께 신규 오픈을 앞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최근 발생한 서문시장 대규모 화재로 분위기가 침체됨에 따라 비상이 걸렸다. 오픈 보름여를 앞두고 소상공인들이 모여있는 재래시장에 대규모 화재가 인근지역에서 터지면서 난감한 처지에 놓인 것이다.
 
신세계 측은 당초 오는 15일 내외로 예정했던 대구점 오픈시기를 결정짓지 못하고 조율에 나선 상태다. 시끌벅적한 오픈을 지양하기 위해 당초 계획했던 기자간담회의 진행여부도 원점에서 다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갑작스런 화재 사고에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구점을 오픈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오픈시기 등은 이번주 중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마지막 정기세일이 열렸던 지난 주말 서울 롯데백화점을 찾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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