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급증에 매수우위장세 확대…"약보합세 당분간 지속"

11.3 대책 이후 매수자 크게 줄어…실수요자 주택구입 여력도 갈수록 감소

입력 : 2016-12-06 오후 3:37:31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11.3 대책 이후 주택시장 상승 장세가 한 풀 꺾였다. 사겠다는 사람보다는 팔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갭투자 등 투자수요가 사라진데다,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의 매매전환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매수세 우위가 이어졌던 서울에서도 매물이 쌓이는 모습이다.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뚜렷한 반전 호재도 없어 거래 감소와 가격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1.3 대책이 발표된 지난 11월 전국 주택 매수우위지수는 66.2를 기록했다. 전달 88.3에서 22.1p나 떨어졌으며, 지난 6월(61.9)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매수우위지수는 기준치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 우위 비중이 높음을, 100을 밑돌면 매도 우위 비중이 높음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 7월(108.5) 이후 4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웃돌던 서울은 전달(124.8)보다 44.2p나 급락하며 80.7에 머물렀다. 이 기간 매도 우위 의견은 12.2에서 25.4로 13.1p 늘어난 반면, 매수 우위 의견은 37.1에서 6.0으로 31.0p가 하락했다.
 
실수요자 중심의 매매전환이 꾸준히 이어지던 강북권은 50.0p나 하락하며 78.7에 그쳤고, 강남권도 38.2p 떨어진 82.7을 기록했다.
 
전세와 매매 가격 동반 오름세에 한동안 거래량이 늘었던 탓에 현장 중개업소에 체감하는 매수세 위축은 더욱 크게 느껴지고 있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 동성공인 관계자는 "개인 사정에 의한 급매는 간혹 나오지만 아직 급매가 쌓이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확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며 "중랑구는 실수요자가 워낙 많아 서울 내에서도 주택시장 등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인 만큼 다른 구에서 느끼는 것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거래량 역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지난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1135건으로 작년 같은 달 9859건에 비해 12.9%가 늘었다. 하지만 전달 1만3004건과 비교하면 14.4%나 줄었다. 특히, 이달 거래량은 하루 평균 253건 수준으로, 전달 371건은 물론, 작년 12월 263건에도 못 미치고 있다.
 
향후 가격 전망 역시 하락할 것이라는 비중이 높아졌다. 기준치 100을 넘으면 '상승' 의견 비중이 높음을 의미하는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13.1에서 96.7로 낮아졌다. 특히, 서울은 124.5에서 95.5로 29p나 급락하며 전국 평균보다도 낮았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고, 가계 재무건전성 추가 악화 가능성도 크다"며 "조선업 등 경기 상황도 좋지 않은데다 계절적 비수기, 정부의 규제 기조 강화 등으로 인해 매매수요는 올해 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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