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장외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신라젠(215600)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지만 공모가를 하회하는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신라젠은 코스닥 거래 첫날인 6일 1만2950원에 장마감했다. 이는 시초가(1만3500원)에 비해 4.81%, 공모가(1만5000원) 대비 13.67% 내린 수치다.
지난 2006년 설립된 항암바이러스 기반 혁신 바이오 전문기업 신라젠은 항암 바이러스를 이용해 항암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신라젠이 현재 개발 중인 '펙사벡(Pexa-Vec)'은 천연두 예방백신에 사용됐던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도록 만든 항암신약 후보물질이다. 신라젠은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 개시에 대한 특정임상계획평가(SPA, Special Protocol Assessment)를 승인 받았으며, 현재 전세계 20여개국 600여명의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신라젠은 상장 전 시가총액이 1조원에 달하는 등 장외시장의 대어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으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희망가 밴드 하단인 1만5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그런 가운데 주력 파이프라인인 펙사벡의 상용화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 기관투자자들의 보호예수 물량이 없다는 점 등이 상장 첫날의 부진한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라젠이 혹독한 코스닥 상장 신고식을 치른 가운데 관심은 펙사벡의 임상3상 결과에 집중되고 있다. 신라젠은 지난 1월 뉴질랜드에서 첫 환자를 등록했으며, 오는 2020년 펙사벡의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시형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절제 수술이 불가능한 간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이 진행됐으며 결과는 우수했다. 유일한 후기간암치료제 넥사바가 3상에서 10.7개월의 생존기간을 보였는데 펙사벡은 14.1개월의 생존기간을 기록했다. 2020년 임상3상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한다면 시장 진입 전망이 밝은 이유"라며 "펙사벡은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우창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 측에 따르면 2019년 영업흑자 턴어라운드 후 2020년 100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펙사벡은 임상2a상에서는 효과가 입증됐지만, 임상2b상에서는 임상 설계의 문제로 생존기간 입증에 실패했다. 그렇게 때문에 임상3상의 결과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바이오 전문기업 신라젠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