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내수경기 위축과 국내기업·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 하락이 우려되는 가운데 특히 자동차업계의 경우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진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현대자동차는 예정대로 연말 인사를 추진하는 등 탄핵으로 초래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침착하게 대응하고 나섰다.
11일 산업계는 탄핵이 가결됨에 따라 정국혼란 장기화로 수출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대기업들은 내년 수출전략을 포함한 사업계획을 짜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율변동성 확대와 수출시장을 둘러싼 대외 악재 등으로 향후 어떤 상황이 전개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 같으면 매년 12월은 기업마다 연말 인사와 함께 내년도 사업계획 마무리로 분주했지만 올해는 최순실 게이트로 주요 대기업들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그룹을 비롯한 재계 10대 그룹은 LG·GS·한화 등을 제외하면 아직 연말 인사 진행을 하지 못했으며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또한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국가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인한 우려도 거센 상황이다.
미국 트럼프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 등 현재 통상외교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수출기업들은 현재 미국과 경제외교 공백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일본 등 수출 경쟁국가들은 이미 미국과 정상외교 행보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나섰지만 우리나라는 컨트롤타워 부재로 그렇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005380)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예정대로 일을 진행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파업종료로 수출물량이 정상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5년만에 출시된 신형 그랜저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이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12월 말 실시하는 정기 인사를 올해도 진행할 예정이다. 매년 12월 중순 개최하는 해외법인장 회의 또한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내달 초 열리는 북미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2017 북미 국제 오토쇼(NAIAS)'에 참가한다.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이 '2017 북미 올해의 차' 승용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현대·기아차의 내수점유율이 지난 10월 처음으로 50%대까지 떨어졌고 게다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올해 연간 판매목표(813만대) 달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수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정적 영향을 최소하하기 위해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양재 사옥. 사진/뉴시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