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파생상품 순자산 총액이 7000억원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두 달 사이 3배 넘게 몸집을 키운 결과다.
1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150지수 추종상품(1배, 레버리지)의 순자산 총액은 10월 말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 6966억1700만원에 달한다. 지난 9월말 기준 2000억원 초반대를 웃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증가세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2910억원)와 'KODEX코스닥150'(1639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코스닥150'(1092억원) ETF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며 순자산 규모 증가세를 이끌었다. 공모펀드로 설정된 KB자산운용의 'KB스타코스닥150인덱스'(160억원)와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코스닥150 1.5레버리지'(104억원) 펀드도 시중 자금을 끌어모으는 추세다.
전문가들마다 의견은 엇갈리고 있지만 코스닥150 추종상품의 거래가 부쩍 증가해 덩치가 커지면서 코스닥150지수 구성종목 변경시 새롭게 편입되는 종목에 대한 수혜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코스닥150 정기변경 효과도 확실했다는 진단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정기변경 종목발표 이후 변경일까지 편입예정 종목의 단순 평균 수익률은 10.2%, 제외 종목은 -9%로 효과가 극명히 엇갈렸다"며 "편입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12월 만기일 동시호가간 편입종목의 상승률은 3.87%로 이벤트 효과는 확실했다"고 말했다. 관련 자금 규모가 커진 만큼 6월과 12월 두 번에 걸쳐 진행되는 코스닥150지수의 정기변경은 앞으로 보다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내년 하반기 시장의 관심이 다시 중소형 성장주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감은 코스닥150 규모가 또 한 차례 급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내년 초 대선이 끝나고 정책 모멘텀을 받게 되면 국민연금의 벤치마크 정책개편 효과가 어우러져 하반기 중소형주 위주로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물론 곧장 중소형주 장세로 돌아서진 않겠으나 위탁사에서는 당장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코스닥150지수를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도 국민연금의 위탁펀드 벤치마크가 사실상 없어지면 거래소의 코스닥150지수와 같은 자체 벤치마크의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그동안 국민연금의 복제비율 상향조정은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삼성그룹주에 대한 연금발 강제편입으로 보는 시각이 컸다. 사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보다 더 큰 연금의 '삼성 편향정책'"이라며 "복제율을 낮추게 되면 삼성그룹주에 쏠린 자금이 풀려나오면서 중소형 성장주로 이목이 다시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업계는 코스닥150지수 추종상품 순자산총액 7000억원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란 평가를 내놨다. 한 대형운용사 펀드매니저는 "16조원을 웃도는 코스피200지수 추종상품 총액과 비교하면 아직 너무도 미약한 사이즈다. 사실상 없는 규모나 마찬가지"라며 "적어도 10조원 수준까지는 올라와야 정상적인 정기변경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150은 코스피200을 벤치마크해 작년 7월 도입됐다. 코스닥 시장과 업종을 대표하는 15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코스닥150의 시가총액은 103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53.7%를 차지한다.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파생상품 순자산 총액이 7000억원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두 달 사이 3배 넘게 몸집을 키운 결과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