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 세계 500대 부호 오른 까닭은?

네이버·넥슨 제치고 500대 부호 올라…'크로스파이어' 매출 1조 신화

입력 : 2016-12-13 오후 2:50:05
[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회장(42)이 '세계 500대 부호' 순위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뒤를 이어 눈길을 끌고 있다. 권 회장은 유일하게 500대 부호에 이름을 올린 국내 IT업계 인사이기도 하다.
 
지난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발표한 ‘세계 500대 부호’에서 권 회장은 자산가치 53억 달러(약 6조1893억원)로 274위를 기록했다. 이는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 5명 중에 이건희 삼성 회장(146억 달러·60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68억 달러·194위), 이재용 삼성 부회장(58억 달러·247위)에 이어 4번째다. 권 회장은 유일하게 500대 부호에 이름을 올린 국내 IT업계 인사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정주 넥슨 창업자,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47억 달러·328위)보다도 재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 사진/스마일게이트
 
지난 2007년 온라인 1인칭 슈팅게임(FPS) '크로스파이어'를 통해 게임업계에 이름을 알린 권 회장은 지난해 스마일게이트를 통해 연 매출 6004억원, 영업이익 330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크로스파이어는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으나 중국, 동남아시아, 남미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연 매출 1조원을 거둔 바 있다. 현재 국산 게임 최초로 미국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 중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10년 SG홀딩스를 설립해 지주회사체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2014년 1월 SG홀딩스를 스마일게이트홀딩스로 이름을 바꾼 뒤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기존 게임사업을 담당했던 스마일게이트의 이름을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로 변경해 콘텐츠사업 등을 함께 맡도록 했다. 게임 유통을 맡았던 ISG는 스마일게이트 월드와이드로 이름을 바꿨다.
 
또 그 해 9월 모바일게임 자회사 팜플과 퍼블리싱 조직 스마일게이트인터넷을 통합해 모바일게임 유통회사인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를 출범했다. 이후 이 회사는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서비스와 콘텐츠 플랫폼 스토브 등을 책임져왔지만, 물밑 조직개편 이후 핵심 인력이 대거 이탈해 몸살을 앓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그룹 차원에서도 자금 지원 및 주요 계열사의 알짜 사업 부문을 떼어주면서 힘을 실어줬다. 이같이 공을 들였으나 메가포트는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설립 이듬해인 2013년 영업손실(개별 기준) 13억원을 낸데 이어 69억원 적자에서 320억원으로 적자폭이 크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순손실 356억원으로 전년(73억원 적자)보다 적자폭이 5배나 늘기도 했다.
 
결국 메가포트는 조직개편이 진행됐고 플랫폼 개발 사업을 떼어내는 것으로 정리됐다. 지난 8월 스마일게이트그룹은 메가포트의 모바일게임 통합 지원 솔루션 '스토브' 개발 사업을 분할해 ‘스마일게이트 스토브’라는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 신규 법인인 스토브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과 양동기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각자 대표 형태로 이끌고 있다.  메가포트는 현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의 장인아 사업부문 대표가 대표직을 맡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매출은 '크로스파이어' 하나에만 의존하고 있는 게 문제로 꼽힌다.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크로스파이어 외에 새로운 흥행작을 배출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모바일게임 강화도 숙제로 남아있다.
 
스마일게이트는 단일서비스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모바일로 보폭을 넓히고 PC 신작을 개발하는 등 사업확대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2년간 300여명을 투입해 자체 개발한 모바일게임이 모두 흥행에 실패하는 등 현재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100억원대 개발비를 투입한 대작도 내놨지만 흥행에 성공한 게임이 단 하나도 없다. 자체 개발뿐 아니라 운영 노하우가 절대적인 퍼블리싱 게임까지 동반 부진하면서 '게임을 보는 눈'까지 없다는 오명을 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준비했던 게임플랫폼 사업까지도 지지부진해 돌파구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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