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의원 청문회 위증교사 의혹 '일파만파'

이완영·이만희 “그런 적 없다” 강력 부인……야 “범죄행위” vs 여 “지켜봐야”

입력 : 2016-12-19 오후 5:46:49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의 측근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 소속 새누리당 친박(박근혜)계 의원들의 청문회 사전 ‘입맞추기’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접촉 당사자인 이완영·이만희 의원은 해당 의혹을 즉각 부인했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소속 국조특위 위원마저 두 의원의 교체를 요구하는 등 파문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일부 언론을 통해 두 의원이 최순실 측근들과 사전에 만나 국정농단의 핵심증거인 태블릿PC의 소유주와 언론사 JTBC 입수 경위를 위증하도록 모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 15일 4차 청문회 도중 태블릿PC 관련 내용이 두 의원과 출석 증인들 사이를 오갔다.
 
그러나 이완영 의원은 19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4일 케이스포츠 정동춘 전 이사장과의 만남은 시인하면서도 “국정조사에서 위증을 하도록 부탁하거나 지시한 일이 전혀 없다”며 “국정조사를 하는 의원들이 증인 및 참고인들과 청문회 전에 만나 의혹을 확인하고 사실관계 파악하는 것은 여야 구분 없이 이뤄지는 일반적인 국정조사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정 전 이사장이 ‘박헌영 전 과장이 고영태가 들고 다니는 것을 봤다, 태블릿PC 충전기를 사오라고 했었다, 고영태 책상 안에 태블릿PC가 있는 것을 봤다’ 등 전해들은 것을 저한테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JTBC의 태블릿PC 입수 관련해서도 더블루케이 사무실 출입문을 번호키로 잠가놓고 있었는데 JTBC기자가 찾아와 관리인이 문을 열어주고 태블릿PC를 가져간 것”이라며 “이미 충전기를 사오라고 했고 고영태 책상 위에 있는 걸로 봐서 이는 사실상 절도에 가까운 것 아닌가, 언론기관의 보도윤리 문제가 아닌가 하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보에 따르면 민주당의 P의원이 여의도 한정식 집에서 고영태와 12월 초, 12월12일 두 차례 장시간 만나는 것도 있었다"며 "이런 것을 두고 증인 위증교사로 몰아가며 사실을 왜곡하고 음해해선 안 될 것"이라고 반격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 엄중한 국정조사에 특정세력이 '여당 죽이기'에 나선 것은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 위증 지시는 전혀 없었음을 국회의원직을 걸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만희 의원 역시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사전에 입을 맞추거나 태블릿PC에 대해 위증을 하라고 박 전 과장에 지시하거나 교사한 사실은 더더욱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이 의원이 최 씨 최측근이자 박 전 과장의 대학 선후배 사이인 더블루케이 직원 류모 씨를 청문회 전에 만났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정 전 이사장은 지난 2010년부터 최순실이 단골로 다녔던 스포츠마사지센터의 원장으로, 그 인연으로 케이스포츠재단 이사장을 맡게 된 최씨 최측근 인사다. 친박계인 이완영, 이만희 의원 두 사람은 정 전 이사장이 작성한 문건에 우호적 인사로 표기돼 있다. 특히 정 전 이사장은 이완영 의원의 고교 후배이기도 하다.
 
야당은 관련 의혹이 불거진 것만으로도 ‘제척사유’에 해당한다고 교체를 압박했다. 여당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교체에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대표해서 진실을 조사하고 관련된 여러 문제점을 지적해야할 청문위원들이 오히려 진실 은폐를 위해 관련 증인과 사전에 입을 맞췄다면 이것은 범죄행위”라며 “이 두 분은 국조특위 청문위원회에서 일단 먼저 교체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하고 본인들이 강력 부인하는 걸로 안다”며 “내일 국조특위 위원들을 만나 충분한 의견을 듣고 진실을 파악한 뒤 사임과 보임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새누리당 소속 국조특위 위원인 비박계 장제원, 하태경, 황영철 의원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내용이 사실이면 국조특위의 그간 성과가 부정될 수 있다”며 국조특위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또 세 의원은 “관련 의원들의 의혹이 명백히 해소되지 않으면 위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긴급 전체회의를 소집해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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