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라이벌 CJ-대상, '라이신' 격돌

4조원대 라이신 시장 CJ 독주 속 대상 추격

입력 : 2016-12-22 오후 2:40:05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식품업계 전통의 라이벌 CJ제일제당(097950)대상(001680)그룹이 4조원대 라이신 시장에서 본격 격돌을 벌인다. CJ제일제당이 전세계 라이신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과거 1위였던 대상이 추격에 나서며 내년부터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매년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쟁을 벌인 전통의 라이벌이다. 1960년대 조미료 전쟁에서는 대상의 '미원'이 CJ제일제당의 '미풍'에 승리를 거뒀으며 이후 바이오, 제약, 생물자원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CJ제일제당이 힘을 발휘해 덩치를 키워나가며 대상을 압도했다. 지난해부터는 라이신 시장에서 두 회사가 다시 경쟁구도를 형성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라이신 시장 규모는 약 4조3000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CJ제일제당이 약 30%의 점유율로 독보적 1위다. '라이신'이란 주로 돼지 사료에 들어가는 필수아미노산을 말한다. 
 
양사의 라이신 경쟁구도가 형성된 것은 지난해 9월 대상이 화학제조업체 백광산업의 라인신 사업부문을 재인수하면서부터다. 앞서 대상그룹은 독일의 최대 화학기업인 바스프(BASF)사로 생산설비와 직원 등 일체를 넘기며 라이신 사업을 눈물을 머금고 포기한 바 있다.
 
그러나 대상은 숙원사업이었던 라이신 시장을 계속 주목해 왔고 시장 재진입을 준비하던 중 지난해 말부터 라이신 시장 재진출에 나섰다.
 
대상은 현재 라이신사업부문을 정상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3분기 라이신 사업부는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공정 개선 작업에 기인한 일회성 비용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4분기에는 공장 가동 정상화로 매출 회복과 흑자전환이 전망되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아직은 수익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향후 연구개발(R&D)이나 생산시설 확장을 고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 라이신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CJ제일제당은 확고한 선두자리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라이신 사업부문은 CJ제일제당 바이오 부문의 약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CJ제일제당은 1991년 인도네시아에서 라이신 생산을 시작한 이래 중국과 브라질, 미국 등 4개국에서 연간 7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라이신은 물론 메치오닌, 쓰레오닌, 트립토판, 발린 등 5대 사료용 아미노산 부문에서도 세계 수위를 지키겠다는 각오다. 
 
최근 인도네시아에 신규 공장을 준공하는 등 사료사업에 적극 투자 중인 CJ제일제당은 중국 등 전세계 바이오 및 라이신 관련 기업을 인수하려는 움직임도 꾸준히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세계 2위 라이신 업체 중국 매화그룹의 인수를 추진하려 했던 것도 이같은 움직임의 연장선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라이신시장에서 CJ제일제당 독주체제가 유지되겠지만 대상도 시장에서의 경험이 있는 만큼 곧 위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최근 라이신 판가 인상이 양사 모두 호재로 작용하며 수익성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J제일제당의 브라질 라이신 공장(왼쪽)과 대상의 군산 라이신 공장. (사진/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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