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CJ헬스케어가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철수한다. 2012년 '비아그라' 복제약을 경쟁사보다 먼저 발매하며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벌였으나 매출 부진에 시달리다 4년만에 제품 정리를 결정했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CJ헬스케어는 '헤라그라'를 최근 자진취하했다. 헤라그라는 2012년 허가를 받은 비아그라 복제약이다.
CJ헬스케어는 비아그라 원개발사인 화이자와 특허소송 진행 중이었으나 심결이 나오기 전 2012년 5월 시판을 강행했다. 비아그라 한해 실적이 400억원대 육박해 복제약 시장을 선점해 1위에 오르면 100억원 매출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경쟁사들이 정제(알약)만 개발한 반면 CJ헬스케어는 정제뿐만 아니라 세립(분말)형 제품도 선보여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헤라그라는 초반 반짝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차츰 후발 경쟁사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IMS데이터에 따르면 헤라그라는 2013년 20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하락세를 보였다. 실적이 2015년 15억원으로 줄었으며, 올해 1~9월 9억원에 그쳤다. 매달 1억원 정도가 팔렸다는 계산이다.
비아그라 복제약 시장은 가격 경쟁력에 따라 좌우됐다. 저가 정책을 주도한 '팔팔'이 시장을 석권했다. 오리지널 비아그라의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꼈던 소비자들이 저렴한 제품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IMS데이터 기준, 지난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1100억원을 형성했다. 팔팔이 190억원으로 1위, 비아그라가 120억원을 기록했다. 50여개 비아그라 복제약들 실적을 다 합쳐도 팔팔 1개 실적에 미치지 못했다.
CJ헬스케어는 실적 부진의 이유로 2014년 헤라그라 세립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다. 원가와 영업비 등을 제하면 남는 게 없다는 전언이다. 헤라그라는 자체 생산이 아니라 외주생산 품목이다. CJ헬스케어는 이번에 정제까지 자진취하를 결정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CJ헬스케어의 발기부전치료 비뇨기과 제품은 헤라그라가 유일하다. CJ헬스케어는 2015년 특허만료된 시알리스 복제약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수십개 비아그라 복제약들끼리 과당 경쟁을 벌이면서 매출이 분산됐다"며 "CJ헬스케어의 철수로 매출 부진에 빠져 있는 다른 제약사들에게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열린 CJ헬스케어의 발기부전치료제 '헤라그라' 발매 기념 심포지엄 장면.사진제공=CJ헬스케어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