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내년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9%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수시장의 경우 내년 총 176만대로 올해 대비 3.5% 판매가 줄 것으로 예상했다.
박홍재 현대·
기아차(000270) 글로벌 경영연구소 부사장은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005380)그룹 본사에서 열린 자동차기자단 대상 ‘2017년 자동차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성장주도 시장 부재로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는 8902만대 수준으로 전망되며, 내년 9068만대로 올해 대비 1.9%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3.6% 성장과 비교하면 판매 둔화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박 부사장은 “올해 자동차 시장은 정부 정책에 의해 좌우됐다고 정의할 수 있다”면서 “가장 크게 성장한 중국의 경우 구매세를 10%에서 5%로 인하하면서 판매가 늘었고, 유럽은 스페인, 이탈리아가 폐차 인센티브 혜택을 내놓으면서 판매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은 내년 2510만대로 올해 대비 4.4%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구매세 인하 효과 종료로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나타내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또 인도의 경우 내년 310만대로 올해 대비 6.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인도는 화폐개혁과 단일 소비세 도입, 대도시 운행 제한, 디젤차 규제 강화 등 이슈 속에서도 가파른 경제성장 덕분에 자동차 판매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외에 유럽 1712만대(0.6%↑), 러시아 150만대(4.9%↑) 판매가 증가한 반면, 미국 1748만대(0.1%↓), 브라질 196만대(0.6%↓)로 판매가 하락할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 총 176만대 판매가 예상되면서 올해 대비 3.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2년 연속 자동차 판매가 감소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7월 개소세 인하 종료로 자동차 ‘판매절벽’에 접어들었다. 내년 경기침체,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총 176만대 판매로 줄어들 전망이다.
박 부사장은 “내년 6월까지 노후경유차 교체지원 정책으로 3만대 순증가가 예상되고, 소형 SUV와 고급엔트리 등 라인업 확대 등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2015년과 2016년 개소세 인하에 따른 선수요 발생 후유증과 경기침체로 소비위축 탓에 감소폭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폭스바겐 인증이 회복되면서 판매가 일정부분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와 같은 수입차 성장은 한자릿수로 한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가 내년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9%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현대차 자동차 생산공장에서 YF쏘나타와 LF쏘나타, 투산 등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