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비슷한 성적을 내오던 LPG(액화석유가스) 업계의 두 회사
SK가스(018670)와
E1(017940)의 상황이 올해 들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SK가스는 석유화학용으로 수요처를 넓히고 부동산개발업 등 자회사를 확장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있지만, E1은 올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뚜렷한 활로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점유율 1위인 SK가스는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SK가스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127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바 있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2905억원, 영업이익은 4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83.2% 증가했다.
반면 E1은 올 3분기 매출 9089억원, 영업손실 2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10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총 1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4억원)보다 67.5% 줄었다. 회사 측은 전체 매출의 60%에 해당하는 해외 트레이딩 부문에서 예측 실패에 따른 일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LPG 수요 감소'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평가다.
국내 LPG 업계는 총 소비에서 40%를 차지하는 차량용 부탄 소비량이 LPG차 등록대수 감소로 인해 매년 줄어들면서 이를 극복할 대안 마련에 고심이 깊었다.
SK가스는 올해 자회사 SK어드밴스드를 통해 프로판탈수소화(PDH) 사업에 진출하며 석유화학용 수요처를 확보했다. 최근 미국이 LPG 수출을 본격 늘리며 중동산 LPG 가격 하락을 유도, 나프타 대비 LPG 가격이 대폭 인하되자 LPG 혼용 비율을 늘릴 유인이 생긴 국내 NCC(나프타분해설비) 업체들을 파고 들었다. SK가스는 같은 울산석유화학단지에 있는 효성과 태광산업의 PDH 설비에 프로판을 공급했고, SK종합화학과 LG화학에도 나프타 대체원료로 프로판을 공급했다.
반면 E1은 석유화학용 수요처를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롯데케미칼(011170)은 여수공장에 C3LPG를 원료로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증설하기로 결정, 2017년 상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E1이 공급업체로 거론되고는 있으나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최석원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나프타 대비 LPG 가격이 지금 수준으로 유지돼야 석유화학용 수요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에 있는 E1의 힌 LPG충전소에서 택시들이 나란히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