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이 가득했던 병신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올 한 해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으며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유난히 격동이 많았다.
증권가 역시 이러한 혼란의 중심에 있었다
. 지긋지긋한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 해를 시작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많은 사건들이 터지며 투자자들과 업계 종사자들은 어려운 한 해를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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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파동으로 증권사들의 수익률이 크게 악화됐을 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신뢰도 바닥에 떨어졌다. 또한 조선, 해운업계의 구조조정이 이어졌으며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정부가 개성공단 운영 중단이라는 강경조치를 취하며 증시는 추락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갤럭시7 단종 사태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고 한미약품 사태도 증시를 크게 흔들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하반기에는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가 대한민국을 뒤흔들며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증권가에서도 1년 내내 추위가 가시지 않았다. 대형 증권사 간 인수합병(M&A)이 펼쳐졌고 인원 감축이 함께 진행되며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쳤다.
이런 가운데 해외에서도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국내 증시는 브렉시트의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했고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영향을 받았다. 또한 한국과 미국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결정하며 중국이 크게 반발했고 관련 주들이 타격을 입었다.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거래 시간이 연장됐고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와 비과세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가 출시됐지만 계속해서 터지는 대내외 악재들로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위기에서 희망을 본다고 했다. 조심스럽게 내년 글로벌 경제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고 국내에서도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정치적, 사회적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변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하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은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이다. 닭은 어둠을 밀어내고 새벽을 깨우는 동물이다. 정치적 혼란 가운데서도 한국의 성숙한 민주주의와 희망을 발견한 것과 같이 내년 정치, 사회적으로 나타날 수많은 변화들이 올해도 박스권에 갖혀버린 증시에 희망의 불씨를 건네주길 바래본다.
우성문 증권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