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7일 “지금은 제 일(권한대행)에 최선을 다하고 끝나고 나면 미래를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해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열린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공직으로 일을 할 수도 있지만, 공직에 있지 않는다고 해도 해야 할 일이 참 많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기자들이 대선출마 여부를 거듭 묻자 “그건 이미 제가 말씀드렸다”면서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대통령 출마를 계획하거나 고려하고 있나”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한 것과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또 간담회에서 황 권한대행은 자신의 권위적인 이미지는 불식하고 서민적인 모습을 강조하려는 발언들을 내놨다.
그는 “여러분은 나를 금수저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흙수저 중에 무수저”라며 “부친은 이북에서 피난 왔고, 제 형들은 학비가 없어서 쫓겨다녔다. 저는 어려운 사람들의 삶을 잘 안다”고 말했다.
야당이 ‘대통령 코스프레’라고 꼬집은 과잉의전 논란에 대해선 “나는 그동안 경호 없이 살았다. 의전도 없이 살았다”면서 “국정 컨트롤타워가 유고가 되면 안되니까 경호를 한다. 직원들에게 과도한 경호와 의전을 하지 않도록 여러차례 이야기 했지만 직원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일이 이뤄진다고 하더라”고 해명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서는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며 “저는 국정을 조속히 안정시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막중한 소명을 느끼면서 지금 직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로 안보를 들었다. 경제와 민생, 안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등도 뒤를 이었다.
그는 “국정이라는 것은 5200만 국민들과 함께 가는 것”이라며 “지금 시대에 공직이란 것은 내가 뭘 하고 싶은가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뭘 원하는가, 이걸 해결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모든 것의 중심은 국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찬간담회 메뉴는 최악의 조류독감(AI)으로 소비 위축이 우려되는 삼계탕이었다. 황 권한대행은 “일주일 내에 AI확산 추세를 진정시키도록 해야 한다. 추세가 잡혀야 종식으로 갈 수 있다”면서 “확산 추세가 안 잡히면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총리실 출입기자단과 오찬 전 포도주스로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