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돌아본 2016년 유통업계

가습기살균제·롯데사태부터 대형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까지

입력 : 2016-12-28 오후 3:25:21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유통업계는 유독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냈다. 바짝 위축된 소비심리 속에 백화점은 3년여만에 정기세일 매출이 역신장을 기록했고,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으로 인해 화학성분에 대한 불신이 크게 퍼졌으며, 지난해부터 형제간 경영권 논란을 벌여왔던 롯데는 검찰수사까지 받으며 얼룩졌다.
 
28일 <뉴스토마토>가 2016년 한해동안 있었던 유통업계 주요 이슈를 선정해 숫자별로 나열했다.
 
1인가구와 혼밥·혼술족 증가는 도시락 등 편의점 PB상품 열풍으로 이어졌다. 특히 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혼자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Home)술족'의 증가로 관련 시장도 급속도로 커졌다. CU(씨유)에 따르면 올해 주류 매출은 소주와 맥주가 전년 대비 각각 21.5%, 15.8% 신장했으며, 냉장안주 매출신장률은 46.6%로 훌쩍 뛰었다.
 
2회에 걸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올 한해 유독 다사다난했던 롯데의 현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14개월만에 다시 대중앞에 나선 신 회장은 지배구조개혁과 준법경영에 나서겠다고 다짐했지만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증인으로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는 등 연말까지 대중의 공분을 산 기업으로 이름을 남겼다.
 
3만원으로 제한된 식사접대 한도액은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법)을 대표하는 숫자로 꼽힌다. 선물 한도액이 5만원으로 제한됨에 따라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명절선물세트 판매 풍경도 변화했다.
 
4곳이 새롭게 추가된 서울 시내면세점은 선정과정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관세청과 기획재정부는 여론의 질타를 한몸에 받았지만 결국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현대백화점, 신세계디에프, 탑시티가 서울 시내면세점의 문을 열게 됐다.
 
5% 감소한 고객 수는 지난 연말세일 기간동안 백화점업계가 얼마나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숫자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겨울 정기세일 매출은 전년 대비 0.7% 역신장을 기록했다. 2013년 1월 이후 3년11개월만의 역신장이다. 현대백화점(069960)도 11월과 12월(1~25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0.8% 감소했다.
 
6200대의 차량이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초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의 오픈은 올해 유통업계 최대 화두 중 하나로 꼽힌다. 쇼핑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의 야망이 스타필드 하남을 통해 실현됐다. 롯데 등 경쟁사들도 대형 쇼핑몰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으며, 신세계 역시 새해에 스타필드 고양삼송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78종의 '가격의 끝' 상품은 지난 2월부터 이마트(139480)가 온라인몰과의 가격경쟁을 위해 선보인 제품들로 기저귀, 분유를 시작으로 시리얼, 우유까지 다양한 종류의 생필품이 최저가로 판매됐다. 실제 이마트는 업계 전체의 최저가경쟁을 이끌어낸 '가격의 끝'을 통해 온·오프라인 매출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876명에 달하는 가습기살균제 사망자(올해 환경보건시민센터 신고건수 기준)를 발생시킨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은 유통업계 전반에 걸친 케미포비아(화학제품 기피증)를 불러일으켰다. 아직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완료되지 않은 이 사건은 대표적인 가해기업으로 꼽히는 옥시레킷벤키저를 비롯해 주요 생활용품기업들이 자사 제품들의 화학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9월부터 선보여진 이베이코리아와 GS25의 무인안심택배함 서비스 '스마일박스'는 그동안 단순하게 '빠른배송'으로 경쟁하던 온라인쇼핑업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당일배송·총알배송 등을 앞세운 직접배송 경쟁에서 벗어나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제품을 받을 수 있는 '3세대' 배송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에 따라 롯데닷컴, 11번가 등 경쟁사들과 홈쇼핑업체들까지 편의점 등에 무인택배함 서비스를 도입하며 새로운 '3세대' 배송경쟁이 시작됐다.
 
10개 채널이 운영 중인 T커머스(데이터홈쇼핑) 사업자 모두 올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재승인 심사에 통과했다. 재승인을 앞두고 지난해 모든 사업자가 전용채널을 개국한만큼 올해는 T커머스 업계가 본격적인 성장·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KTH(036030)와 신세계티비쇼핑 등 비 TV홈쇼핑 사업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와 기술의 접목으로 T커머스 업계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유통업계의 특징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1인가구 증가로 인한 도시락 등 편의점 PB상품의 인기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두차례에 걸친 대국민사과와 개혁안 발표, 이마트가 기저귀 할인 판매를 시작으로 펼친 온라인몰과의 최저가 경쟁, 온라인쇼핑업계에 불어닥친 무인택배함 배송경쟁이 대표적이다. (사진=BGF리테일·이베이코리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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