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주택 과잉공급 및 매매가격 하락으로 인한 역전세난 위험도가 높아지며 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다툼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깡통전세는 보증금을 떼일 수도 있다. 이같은 임대차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
12일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다음달 1일부터 전세보증금반환 보증의 요율을 낮추고, 가입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증범위도 확대된다.
우선,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분양보증 등 6개 보증상품의 보증요율이 낮아진다. 현행 개인 연 0.15%, 법인 0.227%인 임차인 보증요율은 각각 0.128%, 0.205%로 인하된다. 보증금 3억원의 경우 기존 연 45만원에서 38만원으로 줄일 수 있다. 사회배려계층은 30%가 추가할인된다. 3억원을 내는 사회배려계층은 26만원만 내면 된다.
현재 수도권 4억원, 지방 3억원인 보증금 한도는 수도권 5억원, 지방 4억원으로 확대된다.
정부가 깡통전세 등 우려에 전세보증금 보증료를 내달부터 인하한다. 사진/뉴시스
보증한도 역시 늘어난다. 현행 보증한도는 주택가격의 90% 이내로 제한돼 있다. 전세보증금이 주택가격의 90%를 초과하는 경우 전세금의 일부만 보증하게 된다. 또한 주택 유형별로 담보인정비율을 차등 적용, 담보인정비율이 낮은 단독·다세대 임차인의 보증금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보증한도를 주택가격의 100% 이내로 확대하고, 주택유형에 관계없이 담보인정비율을 100%로 적용해 보증금을 보호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와 HUG는 대위변제 후 구상권 행사를 유예, 보증가입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지금까지 HUG는 대위변제 후 경매를 통해 구상권을 행사, 임대인은 주택이 경매로 넘어갈 것을 우려해 보증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위변제 후 즉시 경매를 신청하지 않고,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둬 임대인이 보증기관에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전세금안심대출 기간도 연장된다.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발생시 HUG는 사고발생 후 1개월 이내 보증금과 대출금을 변제하기 때문에 그 사이 대출은행이 원금상환 연체를 이유로 임차인의 금융거래를 제한하거나 신용불량 등록이 가능했다. 이같은 임차인 피해를 막기 위해 전세자금대출 보증기간을 2개월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온라인 보증가입을 확대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지금은 보증가입 신청을 위해 보증기관 또는 수탁은행에 직접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신청한 후 필요서류를 송부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방문·서류 송부없이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보증가입 신청 및 서류제출까지 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제도개선으로 보증가입이 활성화돼 일부 우려하는 역전세난, 깡통전세로부터 임차인을 보호해 주택시장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