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트럼프 시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수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 적지 않은 대가 치를 것"…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은 낮아

입력 : 2017-01-18 오후 5:32:47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20일(현지시간) 공식 출범하는 가운데, 자국 이해를 앞세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한국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G2 간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지 않으려면 정부와 기업의 대응책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매튜 굿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수석연구원은 1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국제 세미나에서 '미국 새 정부의 경제정책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공급체인이 손상되면 한국은 적지 않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통상정책에서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제조업 복귀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제조업 부활을 위해 미국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원하는 만큼, 한국 기업도 영향을 피할 수 없으므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한미 FTA는 미국 선거기간 동안 트럼프 당선자의 타깃이 됐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재협상으로 가기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에 비해 정책 우선순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대신 "트럼프 정부의 상무부 장관 내정자인 위버 로스(Wiber Ross)는 한미 FTA로 인해 미국의 대 한국 무역적자가 두 배로 늘어나고 7만5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악평을 했다"며 "한미 FTA의 일부 조항에 관해 이행 합의나 준수 강화 등이 나타날 우려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밖에 한국경제 위협 요인으로 달러화 강세, 환율조작국 가능성 등을 지목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도 "당장 한국에게 큰 통상 공세 압박이 밀려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을 하더라도,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며 "환율조작국 지정, 한미 FTA 재협상과 관련한 미국의 공세는 언제든지 시작될 수 있다"고 동의했다.
 
빅터 차(Victor Cha) CSIS 석좌교수 겸 조지타운대 교수는 '한미동맹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미국과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우방과 그렇지 않은 비우방의 구분이 명확해질 것"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현재 진행 중인 한국의 정치적 위기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동맹은 지역 내 군사적 자산의 풍부한 증강을 필요로 하므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일정은 조속히 추진돼야 하고 한·미·일 3국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가 18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빅터 차 미국 CSIS 석좌교수 겸 조지타운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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