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천연물신약 동아ST 스티렌 '굴욕'

입력 : 2017-01-25 오후 3:48:16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2002년 이후 천연물신약 1위를 지켜온 동아에스티(170900) '스티렌'이 지난해 3위로 추락했다. 매출액 역시 2011년 900억원 정점을 찍고 지난해 250억원대까지 감소했다. 스티렌 개량신약과 복제약 출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동아에스티는 시장 방어를 위해 복용 횟수를 줄인 '스티렌 투엑스'를 출시했지만 매출 감소분을 메우기는 역부족이었다. 
 
25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동아에스티 위염치료제 스티렌의 지난해 처방액은 239억원으로 전년(371억원)비 35% 줄어들었다. 2011년 대비로는 73%나 감소했다. 
 
스티렌은 천연물신약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제품이다. 2002년 발매 후 1년만에 70억원의 실적을 올렸으며, 매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 2011년 900억원의 처방액을 돌파했다. 국산기술로 만든 의약품 중에선 역대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스티렌은 처방액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복제약과 경쟁약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2013년 종근당, 제일약품, 안국약품, 대원제약 등이 오리지널약의 제조방법을 바꾼 개량신약을 출시했다. 2015년 특허만료로 90여개 복제약도 출시됐다. 수십개 경쟁제품 등장으로 오리지널약의 처방액이 분산됐다. 
 
약가인하도 타격이 컸다. 지난해 스티렌은 복제약 출시 등에 따라 지난해 31% 보험약가가 인하됐다. 전체 스티렌 처방액에서 30% 정도가 감소한다는 의미다. 2011년 스티렌은 전체 매출에서 10% 비중을 차지했으나 지난해 3분기 기준 5%까지 하락했다. 스티렌이 천연물신약 시대를 열었지만 특허만료에 따른 노후화로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아에스티는 시장 방어를 위해 '스티렌 투엑스'를 지난해 1월 발매했다. 스티렌 투엑스는 복용 횟수를 하루 세 번에서 하루 두 번으로 줄여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다. 복용한 약물이 위 속에 오랜 시간 머물러 약효를 장시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스티렌 투엑스의 지난해 처방액은 53억원을 기록해 스티렌의 실적 감소분(132억원)을 방어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스티렌이 부진한 사이 안국약품(001540) 기침가래약 '시네츄라'는 스티렌을 제치고 천연물신약 1위에 올랐다. 시네츄라의 지난해 처방액은 326억원(성장률 7%)이다. 같은 기간 SK케미칼(006120) 조인스는 292억원(2%), 동아에스티 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은 228억원(7%), 피엠지제약 골관절염치료제 '레일라'는 217억원(23%), 녹십자(006280) 골관절염치료제 '신바로'는 105억원(19%)을 기록했다. 영진약품(003520) 아토피피부염치료제 '유토마'는 지난해 하반기 발매로 실적이 집계되지 않았다. 천연물신약 1호인 SK케미칼 관절염치료제 '조인스'가 2001년 발매된 이후 현재까지 천연물신약은 8개가 허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스티렌은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토종약물이어서 상징성이 큰 제품"이라며 "스티렌이 성공하자 천연물신약은 자본력과 연구력이 열세인 국내 제약사들에게 신약개발의 대안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위염치료제 시장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워낙 우수한 위염치료제가 많은 데다가 복제약과 약가인하로 실적이 악화된 것"이라며 "동아에스티의 전문의약품 실적도 악화되고 있어 스티렌을 대체할 신제품 발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동아에스티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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