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LG화학(051910)의 지난해 연간 배터리 사업 매출이
삼성SDI(006400)의 매출을 사상 처음으로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를 기점으로 삼성SDI는 LG화학에 '한국의 1위 배터리 회사'라는 타이틀을 내주게 됐다.
27일 각 기업의 경영실적 발표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전지 부문에서 전년 대비 13% 성장한 총 3조561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지난해 삼성SDI의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3조42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1377억원의 격차는 순위가 언제든 다시 바뀔 수 있을 정도로 크지 않지만, LG화학이 지난 2015년 4분기에 매출 9847억원으로 삼성SDI의 분기 매출(8480억원)을 처음 추월한 이후 계속 성장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지난 2009년 만에도 삼성SDI와 LG화학의 배터리사업 매출은 각각 2조160억원, 1조3852억원으로 규모 차이가 컸으나, 지난 2015년 각각 3조3102억원, 3조1503억원으로 확대되며 LG화학이 삼성SDI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2009년 LG화학의 전체 사업에서 배터리 매출은 1조385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0%도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17% 수준으로 확대됐다. 전체 배터리 매출에서 자동차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후반 수준이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아직까지 수익성 개선에 고심이 깊다. LG화학은 지난 2015년 4분기까지만 해도 289억원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6년에는 연초 기대와 달리 단 한분기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총 550억원의 적자를 냈다. 삼성SDI 역시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로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926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아울러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규제도 두 회사의 공통 이슈였다. LG화학 측은 이번 4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당분간은 정치적 이슈 때문에 외자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차별적 제한 조치가 지속될 리스크 있다"면서 "전지 부문은 기존 중국의 공장을 수출용 물량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생산해서 가동률 극대화 하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고, 중국 물량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방향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이어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가동률은 지난해 20% 수준으로 저조했으나 올해는 50%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SDI 측도 "올해에도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중국 상황은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새로운 응용분야 개척을 지속 추진 중으로, 보조금이 필요없는 소형물류차인 골프카트는 이미 국내에는 공급하고 있고 해외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증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 셀. 사진/LG화학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