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요구불예금 330조원 규모…"예대마진 실적 개선 기대"

지난해 말 기준 327조원, 전년보다 14.6%↑

입력 : 2017-01-31 오전 10:43:56
[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의 요구불예금이 330조원 규모를 기록하면서 예대마진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저원가성 예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이 늘어나면서 순이자마진(NIM)의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327조3672억원으로 전년 말(285조6257억원)과 비교해 41조7415억원(14.6%)이 늘어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지급하는 예금으로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지녀 통화성예금이라고도 한다"며 "저원가성 예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이 늘어날 수록 예대마진 폭이 증가해 이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주요 수입원인 순이자마진(NIM) 개선을 위해 채권 발행이나 예·적금 등의 수신상품을 통한 자금 조달보다 저원가성 예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이 금리가 낮아 성장할수록 마진 폭이 더욱 늘어난다는 얘기다. 
 
실제로 은행들의 요구불예금 상품의 수신금리는 연 0.1%로 운영돼 연 1.5% 수준의 일반예금 금리보다 15배 가량 낮다.
 
현재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이 11조786억원으로 요구불예금이 전년과 비교해 가장 많이 늘었으며 신한은행이 9조4499억원, 농협은행이 8조453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이같은 요구불예금 증가의 원인으로 가계와 기업 고객들이 자금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정부 규제 강화로 인해 호황을 누리던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4분기부터 소강상태에 빠진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객들이 자금을 투자할만한 신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은행에 자금을 묶어두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부동산 시장 투자 열기가 잦아들면서 요구불예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의 수신 상품 가운데 요구불예금 성격이 강한 입·출금식예금 상품 MMDA까지 포함하면 요구불예금의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416조5875억원으로 400조원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자금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 따라 요구불예금이 증가하고 있고 MMDA상품까지 포함하면 400조원 규모를 넘어섰다"며 "고객들의 자산 증식과 은행의 수익성 강화를 고루 갖출 수 있도록 자산관리(WM) 서비스 강화 등 고객 서비스 확대를 위해 금융상품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요구불예금이 330조원 규모를 기록하면서 예대마진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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