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소환에 계속 불응하고 있는 최순실씨를 강제 소환했다. 이번이 두 번째 조치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최씨가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사관들을 보내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체포된 최씨는 곧바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불려 나왔다. 오전 10시28분쯤 특검에 도착한 최씨는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를 직접 면접했는지, 어떤 부분이 제일 억울한지, 미얀마 공적 개발 원조(ODA) 사업 이권을 챙긴 것이 맞는지, 미얀마 ODA 사업 관련해 M사 대표 인모씨랑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 유 대사 인사와 미얀마 ODA 사업 이권 챙기기에 박근혜 대통령도 개입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 답변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최씨에게 소환을 통보했지만 최씨는 "특검의 강압수사에 대한 발표를 납득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특검팀은 곧바로 다음 날 최씨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이날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았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에도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며 최씨를 강제 소환했다. 앞서 최씨가 일곱 차례 소환 통보를 받고도 지난해 12월24일을 제외하고 여섯 번이나 불응한 데 따른 조치였다. 하지만 최씨는 특검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며 시종일관 비협조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영장 집행 시간을 시작으로 앞으로 48시간간 최씨를 조사할 수 있다. 이번에도 역시 최씨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지 미지수다. 특검팀은 최씨가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은 피의자 고유 권리지만, 조서 역시 있는 그대로 작성하면 된다는 시각이어서 일단 최씨를 조사실 자리에 앉히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특검의 최씨에 대한 조사 범위는 체포영장 청구 때 적시한 알선수재 혐의로 한정된다. 특검팀은 최씨가 미얀마 ODA 사업 이권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얀마 ODA 사업인 K타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기업들의 지분을 확보해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게 골자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유 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최씨가 이권에 개입했는지, 최씨가 자신의 대사 임명에 관여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특검 출석 전만 해도 최씨를 모른다던 유 대사는 특검 조사에서 최씨를 여러 차례 만났고 최씨 추천으로 대사가 됐다고 진술했다.
최순실(가운데)씨가 1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강제 소환됐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오후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최씨.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