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40년만에 역사 속으로…아시아 1위 해운사의 침몰

오는 17일 파산선고…알짜 자산 매각완료

입력 : 2017-02-02 오후 4:36:53
세계 7위 해운선사인 한진해운(117930)이 파산절차에 돌입하면서 4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한국 원양 해운업의 시초인 한진해운은 지난 1977년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이 회사를 설립한 후 북미 항로를 개척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해운선사로 발돋움했다. 아시아 1위 해운사가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쓰러져 충격은 더 커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은 한진해운의 주요 자산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회생절차를 폐지한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8월31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5개월 만이다.
 
법원은 한진해운에 대해 이날 회생절차 폐지에 이어 오는 17일 파산을 선고할 계획이다. 파산 선고 후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이날 법원은 지난해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이 롱비치터미널 등 주요 자산을 매각하면서 기업 가치가 낮아졌고, 이에 청산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알짜 자산인 ▲미주~아시아 노선의 운영권을 SM(삼라마이다스)그룹에 매각했고 ▲미국 롱비치터미널을 글로벌 선사인 MSC와 현대상선(011200)에 지분을 매각했다.
 
또 한진해운은 스페인 알헤시라스터미널을 현대상선에 매각하면서 핵심 자산을 대부분 청산했다. 해상·육상 직원들 역시 SM상선과 현대상선 등 해운·물류 기업들로 흩어진 상태다. 
 
이날 한진해운은 회생 절차에 따라 미국 롱비치터미널의 보유 지분 1억4823만주(1달러)와 주주대여금(7249만9999달러)을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장비 리스 업체인 HTEC의 지분 100주(275만 달러)와 주주대여금(275만 달러)도 함께 처분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진해운은 지난해 12월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이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최종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사실상 파산으로 가닥이 잡혔다. 
 
자료/뉴스토마토
 
한진해운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영여건이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2011년 글로벌 해운시장이 치킨게임으로 저가운임에 나서면서 영업적자에 시달렸다. 
 
지난해 5월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으나, 채권단이 요구한 용선료 재협상과 채무 재조정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결국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한때 세계 7위 선사로 이름을 올린 한진해운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사와 궤도를 같이했다. 지난 1977년 설립된 한진해운은 우리나라가 수출로 급속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글로벌 선사로 발돋움했다. 
 
그러면서 한진해운은 우리나라 전체 항만 물동량의 약 7%를 책임지면서 ‘무역의 대명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기도 했다. 
 
지난 1997년 세계 7위 해운사로 도약한 한진해운은 2003년 조수호 회장이 독자 경영에 나섰으나, 2006년 별세하면서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2011년부터 해운불황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2014년 조양호 회장에게 한진해운 경영권이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불황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한 한진해운은 결국 2016년 9월 용선료 채무 재조정 협상 실패로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12월 회계법인으로부터 ‘청산 불가피’ 판정을 받았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한진해운에 파산절차 진행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이날 오전 11시24분부터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답변 시한은 3일 오후 6시까지다. 이날 한진해운 주가는 전날보다 17.98%(171원) 하락한 780원을 기록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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