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면세점 사업권 탈락과 패션 사업부문 매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SK네트웍스(001740)가 올해 신성장동력으로 렌탈 사업부문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시장의 업황이 침체돼 있어 동력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올해 상사·정보통신유통·에너지마케팅 등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SK렌터카를 필두로 하는 카라이프 사업과 SK매직 등 미래 핵심사업의 성장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고속성장을 이어온 렌탈시장이 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특히 국내 정수기 업계 1위인 코웨이가 지난해 ‘니켈 얼음정수기’ 파동으로 품질 논란을 겪으면서 시장은 더욱 냉랭하다.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경영환경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 18조4576억원, 영업이익 17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5.5%, 11% 감소했다. 그 동안 높은 이익을 기록한 면세점이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탈락하면서 영업권을 넘겨줬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패션사업도 현대백화점에 계열사인 한섬에 매각하면서 영업이익이 급락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인수한 동양매직을 필두로 SK매직과 SK렌터카 등 렌탈 사업부문이 올해 본궤도에 오르면서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SK렌터카를 필두로 카라이프 사업과 SK매직 등 미래 핵심사업의 성장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생활가전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시장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가전렌탈에 뛰어든 업체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SK네트웍스가 올해 신성장동력으로 렌탈 사업부문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시장의 업황이 침체돼 있어 동력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여기에 렌탈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변화도 한 몫 하고 있다. 경기불황 속 ‘알뜰 소비’로 각광받던 렌탈 서비스는 새 제품을 2~3년간 비용을 분납해 쓰는 할부방식이다. 그러다보니 초기비용은 싸지만, 전체 비용을 따지면 일시불로 살 때보다 30% 가량 비싸다는 걸 소비자들이 인식하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
여기에 의무기간을 명시해 소비자가 중간에 생각이 바뀔 경우 과다한 위약금을 물도록 하는 불공정 거래 사례 등도 렌탈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안기면서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의무사용 기간 안에 계약 해지시 제품 가격의 10%를 위약금으로 설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2~3년 의무기간 안에 해지할 경우 일부 제품은 30%까지도 위약금을 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가전 렌탈 서비스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많아졌다”면서 “관리부실, 렌탈료 부당청구 및 인출, 많은 위약금 등 여러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렌탈 시장이 주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