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전 총장 구속 전망…특검, '정유라 이대 특혜' 수사 마무리

"최순실과 개인적으로 만난 적 없어" 거짓말 들통
특검, 김경숙·남궁곤과 '학사비리' 주도 물증 확보한듯

입력 : 2017-02-12 오후 2:11:39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며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대 입학 및 학사 특혜 의혹 수사를 마무리했다.
 
특검팀은 지난 11일 최 전 총장에 대해 정씨 학사 비리에 깊이 연루된 혐의(업무방해)와 국회 국조특위 위증 혐의(국회증언감정법 위반)로 서울중앙지법에 사전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지난달 25일 최 전 총장에 대한 첫 구속영장이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기각된 지 17일 만이다. 박영수 특검팀 출범 이래 구속영장 재청구는 이번이 처음으로 최 전 총장의 구속 여부는 오는 14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결정된다.
 
앞서 류철균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남궁곤 전 입학처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를 잇달아 구속하며 정유라 학사 비리 수사를 정점에 올려놨던 특검팀은 정작 이번 학사 비리를 총괄했다는 의혹과 함께 가장 정점에 서 있던 최 전 총장을 구속하지 못하며 불구속기소 카드를 선택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특검팀은 기각 결정이 난 지난달 25일 오후 브리핑에서 곧바로 보강 수사 후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특검팀의 수사는 지난달 31일 최씨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최 전 총장이 최씨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함께 서울 모 중식당에서 2015년 12월과 지난해 초를 포함해 총 세 번 만났다"라고 증언하자 탄력이 붙었다. 그간 최씨를 두 차례 만난 게 전부고 정씨 어머니 정도로 알았다는 최 전 총장의 국조특위 진술이 설득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김 부총장 발언 후 특검팀은 "최 전 총장이 최씨와 여러 번 통화한 것을 확인했고 이번에 추가적인 내용이 나왔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구속영장) 재청구 요소로 고려될 것"이라며 영장 재청구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특검팀은 최 전 총장을 소환 조사하는 등 보강수사에 전력했다.
 
이제 남은 것은 최 전 총장의 구속 여부다. 앞서 법원은 최 전 총장의 영장을 기각하며 "입학전형과 학사관리에서 피의자의 위법한 지시나 공모가 있었다는 점에 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에 비추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사유를 밝혔다. 최 전 총장이 이번 학사 비리와 관련해 김 전 학장과 남궁 전 처장 등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이들과 공모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이번 역시 특검팀이 최 전 총장 개입을 확인할 결정적인 물증을 내세우느냐에 따라 구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앞서 구속한 류 교수, 남궁 전 처장, 김 전 학장, 이 교수를 모두 기소했다. 비리 당사자인 정씨는 현재 덴마크에 있어 소환하지 못했지만, 최 전 총장까지 기소하면 사실상 관련자들을 모두 재판에 넘기게 된다.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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