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빠진 신결제시장)①'페이' 출혈경쟁 심화…'계륵' 되나

수년간 마케팅비만 수백억씩 투입…1위 네이버도 "수익 거의 없다"

입력 : 2017-02-17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정운·정문경기자] 국내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놓고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페이코, 카카오페이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수백억씩의 마케팅비만 쏟아붓고 수익은 거의 나지 않는 '출혈경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6일 정보통신(IT)업계와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출시를 시작으로 네이버페이와 삼성페이 등이 가세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위 4사(삼성페이·네이버페이·페이코·카카오페이) 모두 온·오프라인 가맹점과 가입자수는 늘어났지만, 기존의 결제 수단인 카드사(총 8개사)의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거래액(651조9200억원)과 비교하면 간편결제 4사 누적 거래액(10조900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에 불과하다. 
 
페이시장 현황 및 결제 비중. 그래픽/뉴스토마토
 
수익구조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로 기대를 모았지만 약 3년이 지난 현재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간편결제 4사 모두 1%대가 안되는 수수료에 기반한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반면 경쟁업체 보다 앞서 이용자 선점을 하기 위해 쓰는 투자 비용이 수백억원대에 달한다. 네이버는 지난 한해 동안 네이버페이의 마케팅 비용으로 700억원을 투자했고, NHN엔터테인먼트는 페이코에 2015년부터 2년간 약 760억원을 마케팅비로 투자했다.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는 마케팅비를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유사한 규모의 마케팅비가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용자수 기준 업계 1위인 네이버는 월평균이용자수를 2100만명으로 늘렸지만 수익이 나지 않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2~3%대 결제 수수료는 카드사에 떼주고 나머지는 이용자 유치를 위한 현금포인트 전환으로 대부분 사용되서 페이를 통한 수익은 거의 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 페이코도 사정은 비슷하다.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의 누적 가입자수는 각각 1300만명, 500만명이고 페이코는 620만명에 달하지만 아직 수익구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전자와 IT업계에서 공격적인 페이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비해 페이시장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국내 금융사들은 이 사업에 대해 소극적이다. 신규 플랫폼으로서 고객접점 확대에 따른 실적 성장을 기대했지만 전체 카드승인 실적 대비 이용 비중이 낮아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금융소비자들은 여전히 플라스틱 카드를 주요 결제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카드사, 밴사, 전자결제대행(PG)사 등 금융업계가 자체적인 지급결제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어 페이시장의 출혈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운 jw8915@etomato.com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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