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롯데그룹이 대규모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앞둔 가운데 4대 BU(비즈니스유닛)장들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인사는 '젊은피' 수혈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롯데그룹의 쇄신을 위한 첫 단추를 '세대교체'로 택한 것이다.
1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해체되는 정책본부를 대신해 그룹의 컨트롤타워가 될 경영혁신실장에는 예상대로 황각규 운영실장(사장)이 내정됐다.
황 사장은 신 회장의 심복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로 신설되는 '경영혁신실'을 이끌게 된다. 정책본부에서 축소돼 나오는 것이지만 컨트롤타워 역할엔 변함이 없는만큼 신 회장의 가장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황 사장이 적임자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사장을 보좌할 가치혁신팀장에는 정책본부에 함께 적을 두고 있던 임병연 비전젼략실장(전무)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았던 4대 BU장도 모두 내정됐다. 앞서 롯데는 대대적인 계열사 통합 작업의 일환으로 그룹 내 93개 계열사를 ▲유통 ▲식품·제조 ▲화학·건설 ▲호텔·서비스 4개 부문의 BU체제로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우선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이사(사장)는 유통 BU장을 맡게 된다. 당초 롯데 안팎에선 입사 선배인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이 유력한 유통BU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세대교체 흐름과 맞물려 이 사장이 최종 적임자로 낙점됐다는 분석이다.
이 사장은 1981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본점장, 상품본부장, 영업본부장 등 관련 요직을 두루 거친 유통전문가다. 2012년부터 2년여간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를 거쳐 2014년 이후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 중이다.
식품·제조 BU장에는 이재혁
롯데칠성(005300)음료 대표(사장)가 내정됐다. 2011년부터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맡아온 이 사장은 1978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후 20여년 간 정책본부에 몸담은 인물이다. 2010년엔 정책본부 운영실장과 부사장을 역임했고 2011년에 정책본부 운영실 사장에 오르기도 했다. 롯데 안팎에선 정책본부를 거쳤고 연륜이 많은 이 사장에게 힘을 실어준 인사로 평가하고 있다.
화학BU장은 허수영
롯데케미칼(011170) 대표(사장)가 내정됐다. 롯데케미칼이 최근 몇년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고 지난해엔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만큼 회사 성장을 주도한 허 사장이 화학BU장의 수장에 오르는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호텔·서비스 BU장엔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사장)가 이름을 올렸다. 송 사장은 지난해 호텔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면세점사업의 의존도를 낮추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재혁 사장과 함께 식품BU장 후보로 거론됐던 김용수
롯데제과(004990) 대표(사장)는 경영혁신실의 커뮤니케이션팀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도 신동빈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1983년 롯데제과에 입사해 2012년부터 4년간 현재 재직 중인 롯데제과 대표이사 부사장과 사장을 역임했다. 그룹의 커뮤니케이션팀장이 된 만큼 대내외 소통 창구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주요 계열사의 대표들도 서서히 윤곽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대체적으로 파격적인 인사가 예고되고 있다.
우선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백화점 대표에는 강희태 롯데백화점 차이나사업부문장(부사장)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백화점 대표에 부사장급이 임명된 전례가 드물었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강 부사장은 1987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잡화여성부문장, 본점 잠실점 점장 등을 거친 실력파 유통 전문가로 이후에는 줄곧 중국 비즈니스를 책임져왔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전무)은 롯데홈쇼핑의 대표에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경우 전무급의 계열사 대표 발탁이 종종 있었지만 롯데홈쇼핑의 회사 규모를 감안하면 역시 파격인사다.
이밖에도 송용덕 대표의 BU장 이동으로 공석이 예상되는 롯데호텔 대표에는 김정환 롯데호텔 개발부문장(부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롯데알미늄 대표에는 문영표 롯데마트 고객부문장(전무)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면세점 대표에는 장선욱 대표(부사장)이 유임할 전망이다. ,
롯데 관계자는 "그룹 안팎에서 인사와 관련해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돌고 있는데 4대 BU장은 확정된 분위기지만 계열사 대표는 막판에 뒤바뀌는 경우도 많고 이사회까지 가봐야 확실한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오는 21일부터 주요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왼쪽부터 황각규 사장, 이원준 사장, 이재혁 사장, 허수영 사장, 송용덕 사장. (사진제공=롯데)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