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국내 4개 대형증권사가 손실제한형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을 내달 27일 같은 날 동시에 선보인다. 주가연계증권(ELS)과 유사한 수익구조로,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장내에서 사고 팔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손실제한형 ETN은 ELS보다 손실 위험이 낮고 환매가 용이하다는 점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다.
ETN 발행사는 총 6개사다. 하지만 KB증권은 통합 작업이 겹치며 일정이 더디게 진행됐고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내부 파생상품위험평가액 한도가 걸림돌이 됐다.
이밖에 ETN 시장 진출을 예고했던 대신증권은 일단 4월 일반 ETN 상장 이후 손실제한형 ETN 발행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ETN 발행사 진입문턱이 대폭 낮아진 만큼 연내 발행사로 나설 증권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의 파생상품시장 경쟁력 제고방안 후속 조치로 ETN 발행사 요건이 자기자본 1조원에서 5000억원으로, 증권·장외파생상품 투자매매업 인가 조건이 '인가 3년 이상'에서 '인가 획득'으로 완화되면서다. 4월 대신증권을 필두로 연내 신영증권,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서너 곳의 중견증권사들이 ETN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3년차를 맞은 ETF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 기대감과 금융당국의 활성화 의지가 맞물려 기대했던 것보다 일찌감치 새로운 투자수단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기대감이 크다"며 "자체적인 마케팅과 경쟁력 제고로 레벨업 단계에 진입할 ETN 시장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여전히 일반 투자자들의 공감 형성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TN 신규상품의 꾸준한 상장에도 지속적으로 거래 감소를 보이고 있다. 실제 1월 ETN 월 평균거래량은 182만주로 지난 2015년 9월 이후 최저치를 보인 것으로 집계 됐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ETN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인식 정도는 극히 제한적이다. 존재감이 미흡한 상황에서 시간에 쫓겨 억지로 시도에 나서는 듯한 인식을 지울 수 없다"며 부족한 홍보에 아쉽다는 평가를 내놨다.
업계의 이 같은 진단에 거래소는 투자자들의 '쉬운 이해'를 돕는 것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내달 손실제한형 ETN 출시에 앞서 대대적인 설명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김경학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증권상품시장부장은 "ELS 상품을 완벽하게 대체하진 못하더라도 ELS보다 단순한 구조로 일정 손실이 제한되는 상품이어서 기관들의 관심이 큰 것으로 안다"며 "다만 ETN 시장이 여전히 초기 단계인 만큼 발행사들과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보고 내달 중순 ETN 발행사들과 함께 거래소에서 기관·개인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가 내달 27일 4개 증권사의 손실제한형 ETN 동시 출시에 앞서 대대적인 설명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사진/한국거래소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