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대기업 낙수효과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출의 경우 1차 협력사만 수혜를 누렸으며, 고용 파급효과는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현저히 낮았다. 해외 직접투자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조관계가 점차 약화되며 대조를 보였다. 재계가 일반화하는 낙수효과는 현실에서 사실상 실종됐다.
중소기업연구원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낙수효과에 관한 통계적 분석이 주는 시사점'을 발표했다. 경영실적의 근간인 매출은 1차·2차·3차로 내려갈수록 파급효과는 줄어들고, 1차 협력업체 중심으로 대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1% 증가하면 1차 협력사의 매출액은 0.56% 늘어난 반면 2차 0.07%, 3차는 0.0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현대차 역시 매출액이 1% 증가하면 1차 협력업체의 매출액은 0.43% 증가하지만, 2차 0.05%, 3차 0.004%로, 갈수록 증가폭이 미미했다.
대기업의 고용유발 효과도 퇴색됐다. 고용유발계수(매출 10억원 당 고용유발 인원)를 보면 지난 2013년 기준 중소기업의 유발계수는 9.7로, 대기업의 유발계수(5.5)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낙수효과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해외 생산비중 추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움직임의 동조화가 있어야 하지만 이 또한 다른 양상을 보였다. 국내 전체 생산액에서 해외 현지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13.9%에서 2014년 18.5%로 늘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의 경우 2009년 16.8%에서 2014년 22.1%로 비중이 크게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은 6.3%에서 7.0%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시기별 움직임도 차이를 보였다.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2013년부터 감소폭이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홍운선 중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동반진출을 통해 동조화 패턴을 보이던 과거와 달리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해외진출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며 "대기업은 우리나라의 고도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지는 시대에서 대기업의 위상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은 22일 한국경제의 대기업 낙수효과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연구 결과를 담은 '낙수효과에 관한 통계적 분석이 주는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