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국내 중소기업 4곳 중 1곳이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발표 후 중국으로부터 보복조치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중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중소기업인 인식조사'에 따르면, 중국 수출기업 300곳 중 26%가 사드 배치 발표 이후 보호무역 조치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사드 배치 발표 이전 중국의 보호무역 조치를 경험했다는 기업은 5.3%에 그쳤지만, 발표 이후에는 20.7%포인트 급증했다.
중국의 보호무역 조치 유형으로는 62.8%가 '까다로운 위생허가 절차 및 장시간 소요'를 꼽았다. 이어 '제품에 대한 검역강화'(53.8%), '수입규제조치'(19.2%), '기술안전요건 및 기술규제 강화'(16.7%), '통관절차 강화'(11.5%) 순이었다. 중국의 보호무역 조치를 경험한 기업 78곳 가운데 64.1%는 경영에 악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특히 사드 배치 발표 전과 비교해 중국 수출액이 평균 4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보호무역 조치 원인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는 '미국 견제를 위한 강대국 정치의 일환'이라는 답이 78%로 가장 높았고, '내수 중시 등 중국 산업정책의 변화'(51.7%), '세계적 저성장구조 및 글로벌 공급 과잉'(8.0%) 등이 뒤를 이었다. 보호무역 조치의 지속 예상 기간은 '향후 2년간'(32.3%), '향후 1년간'(20.0%), '향후 5년간'(19.7%) 순이었다. '정치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6.7%), '사드문제가 해결될 때까지'(4.7%) 등 정치·외교적 문제 해결될 때까지라는 응답도 11.4%를 차지했다.
자체 대응 방안에 대해선 '중국 거래를 축소하고 대체 시장을 발굴하겠다'(32.0%)와 '중국 기준에 맞춰 제품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31.0%)가 주를 이뤘다. 이어 '현지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13.7%), '현지생산'(8.3%), '중국 법·제도 사전검토 강화'(5.7%) 등이 뒤를 이었다.
김한수 중기중앙회 통상본부장은 "중소기업들은 중국 내 산업정책 변화 등 경제적 이유보다 사드 배치 등 정치·외교적 문제와 더욱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는 정치·외교적 문제가 경제문제로 비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대체시장 발굴을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