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보수층 다독이기’ 행보가 지속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중도보수층 공략을 통해 민주당 내 ‘빅2’로 부상한 상황에서 이같은 확장전략은 결과에 상관없이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22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더불어국방안보포럼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발언은 국민들이 보기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2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형 김정남씨 암살사건을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 등 과거 국내 정치사에서의 사건들과 비교하며 “우리가 비난만 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문 전 대표의 발언은 정 전 장관이 자신의 자문단인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층으로부터 공격받을 수 있는 소지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들어 문 전 대표는 보수층 아우르기 행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날 안보포럼 행사에서 문 전 대표는 “6·25전쟁과 월남전 수당, 특수유공자 훈·포상 모두 김대중·노무현 정부때 한 것”, “국방예산은 참여정부 때 연평균 9% 인상됐지만 이후 인상률이 낮아졌다”는 말로 대표적인 보수층인 군심 잡기에 나섰다. 지난 13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내방한 자리에서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이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하자 “동성혼은 국민정서상이나 현행 법체계에서 허용되고 있지 않다. 너무 염려 안하셔도 괜찮을 것 같다”며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문 전 대표의 모습을 놓고 자신에 대한 기존 지지층의 견고함을 바탕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통합형 행보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층 지지자들의 수용 여부는 별개로 하고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을 통해 외연확장에도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 측은 향후 캠프 인재영입이 보수·진보를 뛰어넘는 국민통합 관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문재인과 함께하는 더불어국방안보포럼에 참석해 군 복무를 함께했던 동료들에게 군번줄을 선물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