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최종 변론기일을 오는 24일에서 27일로 3일 연기했다. 이정미 헌법재판관(헌재소장 권한대행)은 22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16차 변론기일에서 “대통령단 대리인단이 최종 변론기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해 재판부가 논의한 결과 27일 월요일 오후 2시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이 재판관은 박 대통령의 출석여부를 물었지만 대통령 대래인단은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만나서 상의해보겠다. 결정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헌재는 최종 변론기일 하루 전까지 출석 여부를 알려달라고 재차 주문했다. 최종 변론기일 연장에 대해 국회 소추인단 측도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았다. 권성동 소추위원단장(바른정당)은 “재판부 결정을 존중하고 종합 준비서면을 통해 국민 뜻을 따르고 있는 탄핵안이 인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헌법재판소 재판정은 대통령 측의 ‘막가파식’ 지연작전으로 막장 드라마가 연출됐다. 재판이 불공하다며 재판부에 삿대질을 하는 가 하면,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에 대한 기피 신청을 하는 등 최종 변론기일을 앞두고 막판 탄핵심판 지연작전에 사활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장)는 “탄핵안이 인용되면 내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90분 동안 재판부를 향해 막말을 쏟아냈다.
김 변호사는 강일원 재판관에게 “국회 대리인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헌재는 국회 편을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탄핵심판은 국회와 대통령이라는 권력기관의 싸움으로 국회파와 대통령파가 직접 충돌하면 나라가 망하는 게 분명하다”면서 “국회파와 대통령파 갈려서 영국크롬웰 혁명이 일어나 수십만명의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그는 “헌재가 없으면 시가전이 생기고 내전상태로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조원룡 변호사는 강 재판관에 대한 재판관 기피 신청을 재판부에 했다. 조 변호사는 “강 재판관은 탄핵소추의결과 관련된 적법절차 위반 주장에 대해 변론과 입증을 불허했다”며 “쟁점정리 이름으로 청구인 측이 준비서면이라는 이름으로 탄핵소추안 내용을 불법 변경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기피 신청은 오직 심판 지연의 목적이 분명해서 각하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김평우 변호사의 주장에 법리적 주장보다 정치적 주장이 많고 사실과 다른 게 많아서 오히려 헌법재판 격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해 언급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증인으로 나오지 않은 최순실씨에 대한 증인신청을 취소했다. 또 김평우 변호사가 신청한 박한철 전 헌재소장·정세균 국회의장 등에 대한 증인신청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에서 청구인, 피청구인 측 대리인단 출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