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물장사로 매출 1조원 돌파

의약품 2천억 불과…'생수' 팔아 제약 3위 도약 '씁쓸'

입력 : 2017-03-01 오후 4:50:28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먹는 샘물 '제수 삼다수'를 판매하고 있는 광동제약(009290)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제약업계 3위라는 타이틀도 덤으로 얻었다. 하지만 의약품 매출이 2000억원대에 불과한 광동제약이 '삼다수' 덕에 제약업계 3위라는 타이틀을 차지하자 업계는 "씁쓸하다"는 반응이다.  
 
1일 전자공시시스템 DART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564억원으로 전년(9554억원)비 1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3억원으로 전년(508억원)비 12%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비타500', '삼다수' 등 음료 부문 매출액은 4355억원을 기록했다.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부문 매출액은 4248억원이다. 의약품 개발 본업과 관계 없는 두 사업 부문 매출이 전체에서 80%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의약품 매출액은 2007억원으로 19%에 불과했다. 의약품 매출액 순위는 제약업계 40위권으로 추정된다. 광동제약의 의약품 사업은 R&D를 강화하기보다는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신약을 도입해 단순 판매하는 형태가 주를 이룬다. 2015년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로부터 총 400억원대 판매 규모의 백신 8개 품목을 도입했다. 같은 해 오렉시젠과 비만치료 신약 '콘트라브'의 국내 판매 독점권 계약을 체결했다. 도입약은 매출을 손쉽게 올릴 수 있지만 이익률은 낮다는 게 한계다.
 
지난해 1~9월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36억원에 불과하다. 이중 26억원이 인건비로 사용됐다. 광동제약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0.8%로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상위 10개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10% 이상이다.
 
광동제약의 3위 등극은 제약업계 현주소를 상징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국내 의약품 시장은 2000년 이후 연평균 12%의 고성장세를 보였다. 동아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녹십자 등 전통 제약사들이 상위권을 달렸다.
 
하지만 2010년 이후부터 성장세가 둔화됐다. 2010년 이후 5년 간 제약산업 연평균 성장률은 0.02%에 그쳤다. 내수 시장이 포화를 보인 데다 대대적인 약가인하 등 정부 규제가 원인으로 꼽힌다. 기존 복제약 중심 의약품 사업 모델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제약사들은 해외진출과 사업다각화로 생존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신약개발과 해외매출이 선전하면서 1조원을 돌파했다. 광동제약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1조원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은 개발 변수가 높은 신약 개발보다는 제약사 이미지를 이용해 극단적으로 음료와 건기식 사업에만 집중해 성공한 경우"라며 "광동제약이 상위권에 오른 것은 제약업계 생태계가 그만큼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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