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술값 올렸지만 배당금은 하락

12년 1250원→16년 900원, 매년 줄어…“맥주가 소주 성장 막아”

입력 : 2017-03-08 오후 4:28:10
[뉴스토마토 신항섭기자] 하이트진로의 배당금이 주류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맥주 실적 부진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000080)는 2016년 실적을 기반으로 보통주 1주당 900원, 우선주 1주당 9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하이트진로의 배당금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는 보통주 1주당 1000원, 우선주 1주당 1050원을 배당했고, 지난 2012년과 2013년에는 보통주 1250원·우선주 1300원, 2014년에는 1100원·1150원을 배당했다. 지난 2013년 배당금 대비 올해는 350원 줄었다.
 
이 같은 배당의 감소는 맥주사업의 부진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 부문의 누적 매출액은 56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6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6억원에서 적자로 전환, 221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맥주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으로 앞으로의 실적 개선도 쉽지 않아 배당의 증가도 노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5년말 하이트진로의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35% 수준이었으나 2016년말 30~31% 수준까지 하락했다.
 
앞으로 상황도 만만치 않다. 수입맥주의 점유율 상승이 부담이 되는데다 지난해 말 단행한 맥주가격 인상 효과도 미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조용선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락한 하이트맥주의 점유율이 수입맥주로 옮겨갔다"며 "가격 인상으로 판매량 감소의 가능성은 낮지만, 국내 맥주시장의 성장이 미비해 (적자)방어는 힘들 것"라고 말했다.
 
특히 소주는 맥주와 다르게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결국 맥주사업의 부진으로 인해 하이트진로도 저성장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까지 하이트진로의 소주사업 부문 누적 매출액은 74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13억원으로 8.7% 성장했다. 2015년 3분기 당시 소주사업 부문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964억원, 931억원이었다.
 
조 연구원은 "지난해 하이트진로가 부진했던 맥주사업에도 불구하고 소주의 저도화와 가격 인상 효과로 선방했지만, 올해는 힘들 것"이라며 "맥주가 소주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맥주사업 부진에 대해 "내부적으로 전략을 구상 중이나, 아직 결정된 요소가 없다"고 설명했다.
 
2016년말 맥주값이 올랐지만, 가격인상 효과는 미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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