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업계, '포스트 유커' 찾아나서

중동, 동남아, 주한외국인 등 판로 개척 안간힘

입력 : 2017-03-09 오전 11:24:46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신규 면세점들이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대체할 '포스트 유커' 찾기에 나섰다.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로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고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갤러리아면세점은 최근 중동 무슬림 인바운드 여행사 2곳과 송객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는 4월에는 중동 현지 여행 페어에 참여해 현지 에이전트와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중동 고객을 타깃으로 63빌딩 내 상층부 고급 레스토랑 4곳은 한국관광공사가 인증하는 할랄레스토랑 인증 '무슬림 프렌들리' 등급을 작년 하반기에 획득했다. 할랄 식재료 수급과 전용 조리 기구 비치, 전용 메뉴 구성, 셰프 교육 등의 세부적인 운영 가이드라인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여의도 성모병원과 순천향대학교, 중앙대학교 병원 등과 의료협약을 진행하며 중동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의료 서비스 등 최고 수준의 의료 관광을 제공할 계획이다.
 
갤러리아면세점 관계자는 "중동고객의 구매력은 중국인보다 30% 높으며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등 '포스트 유커'로 각광받고 있다"며 "국내 현지에 거주하는 무슬림 유학생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분기별 63빌딩 팸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도 방문객의 국적 다변화와 일본,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3월 스탠다드차타드 은행과 함께 아시아 6개국 은행 VIP에게 신세계면세점 방문 프로그램을 제공했으며 작년 말에는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방한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에어아시아그룹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 필리핀의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복싱선수 매니 파퀴아오 사인회를 열고 홍콩의 뷰티 셀러브리티 재클린 청을 초청한 뷰티 토크쇼를 진행하는 등 현지 유명인을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주한 외국인이 많은 용산의 특징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HDC신라면세점이 있는 아이파크몰은 이태원과 용산 미군기지, 대사관 등이 인접해 있어 평소에도 외국인 방문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유학생이나 근로자 등 주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이나 초청행사 등을 열어 이들이 고국을 찾을 때 HDC신라면세점을 이용하게끔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자상가가 함께 있는 만큼 한국산 전자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관광객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인들은 한국산 휴대전화나 전자제품을 선호하는 만큼 전자상가와 면세점을 엮은 투어 등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신규면세점에게 '포스트 유커'는 매출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존재가 됐다. 그동안은 많게는 80%를 차지했던 유커가 오는 15일부터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전면 금지 조치로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고객 다변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이제 막 정상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매출이 다시 고꾸라질 가능성도 크다. 신세계면세점과 HDC신라면세점은 올해 손익분기점을 처음으로 넘겼으며, 고전하던 두타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도 2월 들어 일평균 매출이 10억원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손영식 신세계면세점 사업총괄 부사장(가운데 왼쪽)과 곽호철 에어아시아 한국지사장(가운데 오른쪽)이 동남아 관광객 확대를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신세계면세점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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