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품은 삼성…전장사업 경쟁 본격화

9조대 빅딜 하만 인수 완료…삼성 대 LG, 라이벌 격전

입력 : 2017-03-12 오후 2:16:48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삼성전자가 미국의 하만 인수를 완료, 후발주자의 한계를 단숨에 벗게 되면서 자동차 전자장비 시장 경쟁이 본격화됐다. 
 
삼성전자가 11일(미국 현지시간 10일)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를 완료했다. 사진은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사장 겸 하만 이사회 의장(왼쪽)과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오른쪽)의 모습.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하만 인수를 최종적으로 마쳤다. 지난해 11월14일 하만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4개월 만으로,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에 따른 시장의 우려를 딛고 9조원대 '빅 딜'을 성사시켰다. 인수대금은 총 80억달러(9조2000억원)로,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사례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하만 인수에 따른 조직 개편 일정도 빨라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 부문 후발주자로 분류된다. 2015년 12월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전장사업팀을 신설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중국 전기자동차 1위인 BYD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하며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모색을 꾀했다. 선도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시장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 승부수도 던졌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하만을 인수함으로써 확고한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하만은 오디오 명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 겸 하만 이사회 의장은 "삼성전자와 하만은 커넥티드카 분야의 기술 혁신을 선도해 완성차 업체들에게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만의 디네쉬 팔리월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자동차 전장과 오디오 등의 분야에서 성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반면 LG는 오래 전부터 전장사업 준비에 매진하며 시장 개화를 기다려왔다. LG화학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 20여곳을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로 확보하며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는 2013년 7월 VC사업본부를 발족시키며 전장사업을 차기 성장동력으로 공식화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VC사업본부에 스마트사업부를 신설하며 힘을 실었다. 구본준 부회장이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전장사업 역량을 결집시키는 등 그룹 차원의 지원이 거세다. LG디스플레이도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 중이다.
 
삼성과 LG, 라이벌 간 격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SK도 녹록치 않은 상대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차량용 전장사업 태스크포스(TF)를 정식 팀으로 승격시키며 차량용 반도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차량 인포테인먼트용 D램 및 낸드플래시 공급 확대에 주력하면서 공급선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전장사업에 적극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에 빅데이터 센터를 설립하고 차랑용 운영체제인 'ccOS' 등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그간 한국 기업들의 입지는 좁은 편이었다"면서도 "삼성의 하만 인수로 국내 전장사업이 확대될 계기가 마련된 가운데, 업체들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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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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