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담뱃세 인상에 이어 경고그림 도입 등 담배업계를 향한 정부의 규제 압박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가운데 담배 회사들이 전자담배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과 유럽 등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상반기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G(033780)와 BAT코리아 등 경쟁 담배업체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전자담배 시장이 그동안 중소업체들 위주의 경쟁구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대형 담배회사들의 시장 진출은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암시하고 있다.
초반 주도권은 필립모리스가 쥐고 있는 모양새다. 필립모리스는 '담배계의 아이폰'이라 불리는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8월 해외 출시된 아이코스는 필립모리스가 10년 동안 개발비 2000억원을 투자한 제품으로 액상 니코틴을 사용하는 기존 전자담배와 달리 전용기기를 통해 담배를 찌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가격대가 기존 담배와 비슷하면서도 궐련 형태로 맛과 향이 일반 담배와 비슷해 애연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본체 기준 누적 판매량 200만개를 넘어서며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필립모리스가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할 경우 일본과 같은 형태의 전문매장 및 팝스토어를 운영하는 형태로 제품을 판매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이코스의 출시 움직임에 영국계 담배회사인 BAT코리아도 전자담배 '글로(GLO)'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BAT 글로벌 본사는 지난 1월 57조7000억원에 전자담배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미국 레이놀즈를 인수하며 전자담배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내건 상황이다.
이미 전자담배 시장 조사 및 연구개발을 진행해 온 KT&G도 지난해 5월 전자담배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시장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앞서 일본계 담배회사 JTI코리아는 지난해 9월 전자담배 '로직 프로'를 출시하며 전자담배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액상 형태의 카트리지를 교체하는 방식을 채택한 이 제품은 편의성을 앞세운 것이 특징이다.
담배업체들이 전자담배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정부의 규제 여파로 기존 담배 시장이 성장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규제는 더 심화될 전망이어서 담배업계의 새로운 시장 개척을 부추기는 배경이 되고 있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기존 담배시장은 각종 규제에 부딪혀 성장동력을 잃어가는 상황인 반면 이를 대체할 전자담배는 기술력 진화로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경쟁하는 시장으로 성장 중이다"라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담배회사들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