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보건당국은 지난달 1일 '처음 진단 받은 이식이 불가능한 다발골수종 환자'의 1차 치료제로 레날리도마이드에 대한 의약품급여(Pharmaceutical Benefit Scheme, PBS) 승인을 했다. 이번 PBS 급여확대로 인해 호주에서 새로 진단 받은 이식이 불가능한 다발골수종 환자들에게 경구약제 치료 옵션이 추가됐다.

 

호주 최대 암전문병원인 피터맥캘럼 암센터(Peter MacCallum Cancer Centre)의 마일스 프린스(Miles Prince) 교수는 "레날리도마이드 급여 확대는 다발골수종 치료에 있어 의미있는 성과"라며 "레날리도마이드는 경구 투여하는 캡슐 제재로, 장기간의 유지요법으로 탁월한 약제다. 다발골수종은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증상 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발골수종에 효과적인 치료법은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이다. 그러나 이식이 불가능한 환자에게는 장기간 증상이 악화되지 않고 현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치료요법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호주골수종재단(Myeloma Foundation Of Australia) 스티브 로치(Steve Roach) 회장은 "레날리도마이드의 PBS 급여확대는 처음 진단받은 다발골수종 환자들에게 기쁜 소식"이라며 "이번 급여확대를 통해 희귀혈액암인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와 가족들에게도 치료에 대한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림프종, 백혈병 등에 이어 발생률이 높은 3대 혈액암 중 하나인 다발골수종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고형암과는 달리 혈액암은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어렵다. 또한 질환의 특성상 완치가 안 되며, 재발하거나 기존 치료제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다양한 치료 옵션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9년 레날리도마이드가 이전에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환자의 치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지난 2015년 9월 처음 진단 받은 환자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지만, 현행 보험급여 기준 상 보르테조밉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 한해서만 치료가 가능하도록 제한돼 있다. 허가사항 상으로는 의학적으로 처음 진단 받은 환자에게 레날리도마이드 치료가 가능하지만, 보험급여 기준 상으로는 보르테조밉 치료를 선행해야만 레날리도마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다발골수종의 환자 연령대가 점점 고령화 되고 있는데, 처음 진단 받은 이식이 불가능한 65세 이상 환자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치료제가 사실상 하나뿐이어서 다양한 치료 옵션을 바라는 환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